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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고인 상주 되어주는 '천도장례식장' 안기 대표 "다목적 장례실 만들어 지역사회 기여 계획"

원불교 산하 장례식장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 / 무료 장례 지원 등 성직자 본모습 실천

“제 인생의 좌표를 정해주신 스승님께서 언제나 하시는 말씀은 ‘너는 정성만 다해라, 내가 기도해주마!’이었습니다.”

 

천도장례식장(원광대학병원 장례식장) 안기 대표(법명 안훈)는 최고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인생의 좌표로 삼고 있다.

 

원광대 원불교학과를 졸업한 1986년 출가한 안 대표가 장례식장과 인연을 맺은 건 어머니의 오랜 투병생활 때문이었다.

 

원불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호스피스병원인 원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무보수로 이곳 사무장으로 입사해 3년간 일하며 세상과 작별을 하시는 많은 분들을 소중히 모셨다.

 

재단은 원광대 산본병원 장례식장을 운영할 적임자를 찾던 중 그를 적임자로 낙점했다.

 

안 대표는 “산본병원 장례식장을 건립했는데 경험을 가진 운영할 분이 없었다”며 “호스피스병원에서 돌아가신 분과 달리 교통사고나 자살하신 분을 보면 3개월 이상 잠들지 못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신원미상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사정이 딱한 사람들도 편히 장례를 모실 수 있도록 배려한다.

 

특히 안 대표는 가족이 없는 고인의 상주가 되어 줬고, 형편이 딱한 고인은 무료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주는 등 경영인답지 않은 성직자의 본모습을 보여줬다.

 

산본병원 장례식장은 금세 입소문이 나며 북새통을 이루면서 흑자를 올리게 됐다.

 

그는 “산본에서 인연 없는 영가의 상주가 되어 주고, 형편이 어려운 영가를 위해 장례비용을 보태주고, 무료 장례를 몇 건 했을 때에 엄청난 보은으로 돌아 온 것을 기억한다”며 “그때 경험은 지침이 되어 지금도 정직과 신뢰를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이후 원광대병원 장례식장인 천도장례식장과 전주 온고을 장례식장, 광주 신세계 장례식장 등 원불교 산하 장례식장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게 됐다.

 

익산에 천도장례식장을 새 단장하고 있는 안 대표는 지역사회기여를 위해 다목적실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은 신원을 알 수 없거나 노숙자, 돈이 없어 어려운 사람 등이 편히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잘 살고 못 살고는 남은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 주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안 대표는 “열반은 슬픈 것이 아니라 미안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려면 있을 때 잘해야 한다”면서 “평소 욕심 비우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고인을 아쉽다고 슬퍼하면 천당엘 갔고, 잘 갔다고 혀를 차면 지옥에 갔다는 말이 있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면서 “평소 삶의 순간순간을 놓치지 말고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익산=김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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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kjm513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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