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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재발견

고구마순, 건강식품으로 주목
고품질 대량 생산기반 구축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 기대

▲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딱히 군것질거리가 없던 어린 시절, 고구마는 심심하던 입맛을 달래준 최고의 간식이었다. 달달한 맛도 그만이지만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며 한 끼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했다. 한때 구황작물의 대명사로 불리던 고구마가 웰빙식품으로 대접을 받으며 인기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겨울철 가장 인기 있는 간식으로 등극한데 이어 요즘에는 여름철에도 얼린 고구마인 ‘아이스 고구마’까지 가세해 사계절 국민간식으로 자리를 굳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시대 식량자원으로 선택할 만큼 영양적으로 우수한 고구마의 건강 효능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양곡 소비량 조사를 보면 감자와 고구마의 1인당 소비량은 3kg이다. 특상 크기 고구마 한 개 무게가 100~300g 인 것을 고려하면 일 년 동안 한 사람이 약 10~30개쯤 먹은 셈이다.

고구마의 맛과 영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가 먹는 덩이뿌리(고구마)뿐만 아니라 잎과 고구마순까지 활용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고구마순에는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등의 에너지원과 칼슘, 철 등의 여러 무기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최근에는 면역조절능력 및 항산화 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진 클로로겐산과 생리 활성이 강한 폴리페놀류가 많이 들어 있어 당뇨병과 합병증을 개선하는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고구마순 전용 품종으로 수량이 많고 튼튼한 ‘신미’를 개발했다. 특히 ‘하얀미’ 품종은 고구마순에 자색을 띠어 항산화활성이 높아 나물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또한,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無病苗) 대량 생산기술을 체계적으로 확립해 고품질의 고구마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반을 구축했다.

실제로 바이러스 무병묘로 재배할 경우 수량이 10~30% 증가하고 모양이나 껍질, 색깔 등 외관의 품질도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하나 버릴 데 없는 고구마 생산의 씨앗 역할을 하는 것은 고구마 종순이다. 종순은 씨고구마에서 자란 순으로 이것을 땅에 심으면 우리가 먹는 고구마가 달린다. 지난 주말부터 종순 보급의 주산지인 전북 익산시 인근 지역의 하우스마다 씨고구마 파종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4월 초순부터 시작해 5월 중순까지 전국 각지에 고구마 종순을 제때 보급하려면 지금부터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전북지역에서는 익산과 김제, 부안을 중심으로 고구마 종순을 생산하는 육묘장이 약 100ha 정도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종순의 약 60~70% 정도가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이 지역은 황토와 마사가 섞여 있어 물 빠짐이 좋은 화강암 지역으로 품질 좋은 고구마를 생산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다. 또한, 예전부터 종순 생산시설 단지가 조성됨에 따라 철저한 품질관리와 차별화된 유통전략을 갖추고 있어 고구마 종순의 대표적인 생산지로 전국적인 명성이 높다.

한편, 국내 고구마 생산량은 2016년 34만 톤으로 증가추세이며 2016년 고구마 재배면적 10a 당 총수입은 313만 원으로 전년대비 10.8%가 올랐다. 전북지역의 재배면적은 총 3500여 ha로 전국의 약 16%를 웃도는 수치다.

3월 2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 전날 저녁에는 오곡밥을 지어 이웃과 나누고 갖가지 나물들을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었다. 이런 ‘묵은 나물’을 진채라고 하는데 여기에 고구마순도 빠지지 않는다.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이면서도 기능성 성분까지 함유하고 있는 고구마순이 건강식품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농가소득도 올리고 국민건강을 지키는 고구마의 재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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