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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

한국문학의 발생을 삼국시대 이후 조선 말기까지 살펴보면 모든 문학 장르의 작자, 작품, 배경, 사건 등이 전북지역에서 형성되었다는 역사적 근거와 사실은 명백하다.

첫째, 백제시대 가요를 전북 정읍에 살았던 한 여인이 지어 불렀다는 점이다. 여염집 한 행상인의 부인이 남편의 무사 귀가를 기원하면서―

둘째, 삼국유사 소재 향가 14수 중에서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삼국시대 백제 30대 무왕의 「서동요」가 있다. 서동설화는 백제 무왕이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를 연모하여 서라벌에 가서 선화공주와의 은밀한 만남과 통정을 4구체 향가 형식의 「서동요」라는 동요를 불러 퍼뜨린 데서부터 시작된다.

셋째, 고려시대 작자와 연대 미상의 노래 가운데 백제 가요의 영향을 받은 「선운산곡」이라는 제목과 해설이 『고려사』속악조와 『증보문헌비고』에 각각 「선운산」·「선운산곡」이라는 제목과 해설이 전해오고 있다.

넷째, 고려말엽에 시 형태가 완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시조는 천년을 이어오는 한국고유의 정형시이다. (자수율 생략) 우리 고장의 가람 이병기 선생의 혁신풍 시조 형식이다. 지금은 이 혁신풍의 현대 시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섯째, 조선시대 가사의 효시 작품으로 정읍 태인 사람 불우헌 정극인의 「상춘곡」이 있다. 정극인은 단종이 폐위되자 벼슬을 사퇴하고 고향인 태인에 은거하면서 후진을 양성할 때 「상춘곡」을 지었다고 전한다. 속세를 떠나 자연에 묻혀, 봄 경치를 감상하며 안빈낙도하는 생활을 노래한 가사다. 작품 내용은 서사(序詞)·춘흥·취락·결사의 4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춘곡」의 가풍(歌風)은 이후 송순(宋純)의 「면앙정가(?仰亭歌)」로 이어져 강호가도(江湖歌道)라는 시풍을 형성했다.

여섯째, 판소리 사설 역시 고창의 가객 신재효 씨가 판소리 다섯 바탕의 사설을 정립하였고, 이 판소리 사설이 우리 국문소설의 원류요 모태가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당시대 국문소설의 작자나 연대를 밝히지 않고 전래되어 왔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작자, 작품, 배경 등이 모두 전북지역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임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일곱째, 김시습의 한문 단편소설 다섯 편, 즉 그의 『금오신화』에 수록된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등의 작품이 있다. 또한 판소리 사설을 모태로 지어진 국문소설 「춘향전」, 「흥부전」등 역시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나 남원지역의 인물, 배경, 사건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이다.

여덟째, 조선 말기 숙종38년(1712년)에 태어난 순창출신 여암(旅菴) 신경준(申景濬)의 유고집 『여암유고(旅菴遺稿)』에 수록된 『시칙(詩則)』은 한시의 원리와 작법을 다룬 한국문학사상 최초의 시 이론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위와 같은 여덟 가지 항목에 걸쳐 규명해 본 한국문학 발생의 역사적 위엄은 명백한 사실임과 동시에, 전라북도가 한국고전문학 내지는 한국문학의 메카, 즉 한국문학 발생의 본산지요 성지라는 사실로 하여금 전북지역을 문향, 또는 시향이라고 호칭하는 것도 당연한 처사라 하겠다.

※위 글은, 우리 전라북도가 ‘한국문학의 메카’라는 당위성이 총체적으로 잘 정리된, 전북문학관 초대 관장이었던 이운룡 박사의 글을 인용하였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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