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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장벽 게임문화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한동숭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기대감을 지니며 한주 한주를 보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드라마가 생각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이야기 하듯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되면서, 마법과 과학, 현대와 중세, 그라나다와 서울 등 어우러질 수 없는 분리된 경험들이 한 공간에서 일어난다. 바로 포켓 몬스터로 우리를 환상에 이끌었던 증강현실(AR) 기술, 혼합현실(MR) 기술을 전 국민에서 보여준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 대해 많은 비평가들은 게임의 현실성이 잘 들어나지 않았고, 스토리 역시 정교하지 않았다고 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게임을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게임을 소재로 하다 보니 이 드라마에서는 많은 게임 용어들이 등장한다. NPC, 동맹, 아이템, 퀘스트, 인스턴트 던젼 등. 과연 이를 시청자들은 이해하였을까? 아니면 옆에 있는 얘들에게 물어보며 드라마를 즐겼을까? 이 드라마는 게임 플레이어인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시시한 설정이었을 것이고, 게임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이해 불가능한 이상한 세상 이었다. 게임에 의한 세대 간의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특히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개임이 자녀의 학업과 인생을 망치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이기 때문에 장벽이 더욱 공고화된다.

하지만 세대 융합과 소통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네플릭스를 통해 국내에 소개된 “빛의 아버지”라는 일본 드라마는 60세가 넘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실의에 차 있던 아버지에게 「파이널 판타지 XIV」를 소개하고 게임 세계 속에서 아들임을 숨기고, 게임 속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를 도와주어 게임을 끝내게 하고, 현실세계에서도 병을 완치하고 아들과 어린 시절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다. 이 드라마는 원래 마이디라는 닉네임을 가진 게임을 좋아하는 청년이 연재하였던 블로그 일기였는데, 일본에서 300만이 접속하면서 인기를 끌어 2017년?마이니치와?TBS에서 드라마도 방영되었고, 한국에서도 공개되었다.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 작품 속의 게임 플레이 장면(에오르제아 파트)을 원작자인 마이디와 그의 동료인 자유부대원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내용을 촬영한 영상이 사용된다. 세계 최초로 게임 속에서 캐릭터를 조작해 드라마 대본에 맞게 연기 하였고, 이 과정은 제작사의 촬영용 서버나 클라이언트 지원을 받지 않고 제작사에서 실제 게임에 가까운 영상 재현을 위해 직접 촬영하였다고 한다.

이런 드라마가 나오게 된 이유는 원작자가 원래부터 온라인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초보자를 도와주는 플레이를 자주 하였고, 이 게임에서도 원작자가 부대장인 자유부대 “지오비네짜”는 초보자 지원 부대로 활약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대원들은 초보자가 스스로 게임 공략법을 익히게 하거나, 자신도 도전적으로 싸우려고 저 레벨 장비로 스스로 규칙을 부여해서?파고들기?플레이를 한다고 한다.

이제 게임은 문화이다. 특히 50대 이전 세대에게는 주도적 문화이며, 소통 수단이기도 하다. 시니어 세대들은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루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시니어 세대들이 다양한 문화를 누리고 세대 융합을 이루도록 게임 기술적 발전과 산업의 확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세대 융합을 문화로 특히 게임으로 풀어본다면 또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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