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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마전고분, 곳곳이 훼손으로 '몸살'

2008년 기존 위치에서 이전 복원, 역사적 교육 가치 높지만 관리 없이 방치돼
전주시 “유적 보존과 가치 위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시설물 정비 사업 예정”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어 곳곳에 훼손 흔적이 있는 전주 마전고분. 조현욱 기자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어 곳곳에 훼손 흔적이 있는 전주 마전고분. 조현욱 기자

전주 서부신시가지 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마전고분(馬田遺蹟)을 교육 목적으로 문학대공원에 이전 복원했지만 이후 별다른 관리없이 방치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공원의 마전고분은 청동기시대 전기부터 초기 철기시대,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축적 생성된 묘제로 역사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 교육 가치를 갖고 있지만 재현된 무덤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개발 이전 문학초등학교 일대에 위치한 마전유적은 원래 마전마을을 감싸며 형성된 구릉 사면부에 해당했다.

발굴조사 결과 마전유적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전기 장방형주거지 1기와 초기철기시대 수혈식 석곽묘 3기, 삼국시대 고분 5기 등의 묘제가 확인되었으며 또한 다수의 토기류와 철기류 등 유물 약 1300점이 발굴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전주시는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조성사업을 진행 중 문화재 발굴을 담당하던 사단법인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해 삼국시대 고분군과 고군 봉분이 발견됐다.

이후 이를 두고 개발을 주장하던 전주시와 문화재 가치가 높은 만큼 보존을 주장하는 발굴팀 양쪽의 입장이 대립했고 문화재청은 역사적 가치는 높지만 보존 시 진행 중인 도시계획 피해액과 국보급 유물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전 복원으로 접점을 찾아 2008년에 현재의 문학대공원이 조성됐다.

2일 오후 전주시 효자동 3가 1587번지 공원에 들어서기 위해 계단을 오르자 광장 입구에 마전고분군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팻말이 있었지만 빛이 바라고 갈라져 안내문이 잘 보이지 않았다.

광장입구를 지나 약 10m정도 걸음을 옮기자 고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고분 주변에는 별다른 조치 없어 얼핏 보면 공원 내에 있는 언덕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에 공원을 찾는 시민들도 고분에 올라 사진을 찍거나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또한 해당 유적공원은 애견공원으로 유명세가 나면서 주말에는 많은 애견인들이 공원을 찾는다.

이날도 애완견과 산책을 사온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애완견들은 공원 곳곳을 뛰어다니며 고분에 올라 땅을 파거나 배설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다 보니 곳곳에는 애완견들의 배설물 흔적과 발자국, 흘러내린 토사 등의 훼손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원을 찾은 박예준 씨(31)는 “아무리 재현무덤이라도 방치가 되어 있는 것은 문제다”며 “무덤 주위에 사람과 동물이 못 오르게 울타리를 설치하고 유적공원의 의미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다.

당시 발굴을 진행했던 호남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마전고분군처럼 다양한 시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고분은 드물다”며 “재현무덤이라도 역사적 교육 가치가 높은 만큼 방치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문학대공원에 대한 문제와 민원이 있어 3000만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울타리 설치 등 시설물 정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이번 정비 사업을 통해 문학대공원이 유적공원 가치를 잘 보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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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현 esh157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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