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창업을 꿈꾸십니까?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본방송을 사수하지는 않지만, 채널을 돌리다 보면 계속 보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다. 그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백종원이 우리 경제통상진흥원 직원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창업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한편으로는 왜 사람들이 상권분석이나 창업에 대한 준비 없이 무모하게 시작하는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마 식당에서 수없이 많은 식사를 해봤기 때문에 식당에 대해 ‘안다’라고 생각하고,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카페에 들러 다양한 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카페에 대해 ‘안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창업은 자전거 타기와 다르다. 자전거는 타는 방법을 한 번 익히면 세월이 흘러도 자전거 타는 법을 안다. 그러나 창업 현장은 몇 번 경험한 ‘안다’로 통할 수 있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창업한 다음 날부터 알지 못했던 수많은 일상과 부딪힌다. ‘안다’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은 무용지물일 뿐만 아니라 사실은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이는 통계수치로도 확인된다. 2018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영업 취업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25.1%에 이른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3년 생존율은 41.5%(전북 41.4%), 5년 생존율은 28.5%(전북 27.9%)에 불과하다. 그리고 2016년~2018년 3년 동안 388만 3927명(전북 13만 3310명)이 신규사업자로 등록했지만 271만 7829명(전북 8만 8893명)이 폐업 신고를 했다. 10명이 창업하면 동시에 약 7명(전북 6.7명)이 폐업하는 꼴이다.

그렇다면, 문을 연 지 5년 안에 닫고 마는 72% 안에 들어가지 않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방법은 있다. 신중하고 준비된 창업을 하는 것이고, 준비된 창업의 수단으로 정부와 전라북도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무조건 활용하는 것이다. 창업을 위한 자금, 교육, 판로, 상품의 품질 제고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고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백종원은 골목식당에서 ‘음식의 맛’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업에 다 해당하는 말이다. ‘경영’은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창업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세밀한 것까지 준비해야 한다. 내일 아침에 서울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갈 것인가 떠올려 보자. 버스를 탈 수도 있고, 기차를 탈 수도 있고, 승용차를 운전해서 갈 수도 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다면 표도 예매해야 하고 도착 소요 시간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연료도 채우고 노선과 교통상황도 점검해야 실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걸어서 간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아주 힘든 일이다. 안전한 길을 찾기도 힘들고 시간도 기약할 수 없다. 결국, 힘들어서 서울에는 가지 못할 것이다.

창업도 이와 비슷하다. 준비 없이 시작한 창업은 서울까지 걸어가는 것과 같다. 버스도 있고, 기차도 있는데 걸어서 가겠다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무지(無知)다. 서울에 갈 때 기차나 버스를 타듯이, 나의 계획을 정부나 전라북도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태워서 실패할 확률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전라북도의 경제통상진흥원,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생물산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 등의 창업교육, 기술지원, 자금지원, 마케팅 지원프로그램을 내 것처럼 써먹어야 한다.

자전거 타기는 연습이 있지만, 창업엔 연습이 없다.

/조지훈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