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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진공원 연못에 예쁜 고래를 키우자!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1980년 12월에 개관한 ‘덕진예술회관’을 시민들은 반공회관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택시를 타고 ‘덕진예술회관’을 가자고 하면 “아, ‘반공회관’이요”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2015년 8월 덕진예술회관은 시설의 노후화로 공연시설 리모델링을 거쳐 다목적 공연장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지금도 계속되는 민방위교육으로 ‘민방위교육장’이라는 이름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아마추어 행사들로 인해 예술적 공간으로서의 이미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민방위 교육은 다른 공간을 활용해도 얼마든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전주시립예술단은 산하에 전주시립교향악단, 전주시립국악단, 전주시립합창단, 전주시립극단을 두고 명실공히 전주 문화예술의 선두주자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 4개 단체의 주 공연장은 덕진예술회관이다. 하지만 이들 4개 단체는 갈수록 이 공연장을 기피하면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모악당이나 연지홀로 공연을 옮겨가고 있다. 덕진예술회관이 공연장 시설도 열악할뿐더러, 공연장으로서의 이미지로 인해 관객을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40여 년 간의 연출 경험과 극장 경험을 통해 덕진예술회관이 변모할 수 있는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덕진예술회관은 성냥갑 형태의 회색 콘크리트 건물이다. 예술회관이라는 단어가 민망할 정도의 구태의연한 촌스러운 건축물이다. 그래서 덕진예술회관은 외형의 옷부터 새롭게 갈아입어야 한다.

먼저, 회색빛 콘크리트 외벽면을 대형 캔버스로 만들어 화가들에게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줄 것을 의뢰하고, 원통형의 기둥에 웹아티스트들의 웹아트물을 설치하여 덕진구의 예술적 명소가 될 수 있게 한다.

둘째, 극장 앞 광장과 로비는 시민들과 관객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젊은 연인들이 선호하는 스토리가 있는 문화광장으로 꾸밀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셋째, 객석은 관객들이 어머니의 모태 속처럼 편안한 자세로, 무대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는 연기와 연주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심미적 미장센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무대의 기능들은 100%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객석을 높이고, 무대 상부와 조명시설을 보강해야 한다.

넷째, 극장은 엄선된 레파토리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예술적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재미만이 아닌 아름다움을 알게 하고, 세련된 감각을 유지하게 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됨으로써 시민들이 극장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전주시립예술단 홍보를 위해 덕진공원 연못에 고래 한 마리를 키우자! 전주시립예술단은 공연을 할 때마다 홍보의 어려움에 직면한다. 예산이 부족해 언론은 물론 미디어 홍보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4개 단체의 홍보예산을 하나로 묶어 예쁜 고래 한 마리를 사자. 그 고래를 덕진공원 연못 위 상공에 띠워 대형 예술단 광고판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바다가 없는 전주에 고래가 나타났다고 시민들이 즐거워하지 않을까?

나는 셋째 사항만 뺀 나머지는 시민과 상생하는 기업의 협조로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덕진공원처럼 아름다운 주위환경을 갖추고 있는 덕진예술회관이 명실상부한 문화예술 전용공연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나는 매일 꿈꾼다.

/이종훈 전주시립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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