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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언장담(豪言壯談)

김세희 정치부 기자
김세희 정치부 기자

호언장담. 호기롭고 자신 있게 하는 말을 뜻한다. 매사에 호언장담을 잘하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보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자신이 입으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식언(食言)만 일삼는 사람일 수 있어서다. 특히 정치인들의 호언장담은 믿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심란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수개월 전 전북 현안을 두고 호언장담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읍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내에 반드시 탄소소재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탄소소재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과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된 후, 악화된 전북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호기롭게 내놓은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해당 상임위(법사위)에서조차 논의를 끝마치지 못했고, 여당과 야당의 첨예한 대립 속에 탄소소재법 처리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머지않아 열린 당대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가능한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같이 호언장담을 하는 악습은 이 대표만 갖고 있지 않다. 대부분 정치인들이 비슷하다. 이들은 탄소소재법이 국회 법사위에 다시 계류된 이후에도,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사실상 무산됐을 때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이 중단됐을 때도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해결책을 갖고 오겠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그러나 해결이 여의치 않으면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은근히 꽁무니를 뺐다.

결코 이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바꾸는 게 정치인이라지만 탄소소재법과 같이 지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에 대한 호언장담은 지양해야 한다. 해결을 장담할 때마다 전북도민들이 기대하고, 해결여부에 따라 도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올 4월 총선에서는 호언장담을 자제하고 자신의 공약을 묵묵히 실천해가는 정치인이 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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