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집어 삼켜 깜깜이 선거가 됐지만 그래도 투표장에 가서 뽑아야 한다. 선거는 예수나 공자 같은 성인 군자를 뽑는 게 아니고 후보자 중에서 뽑아야 하기 때문에 감성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선거를 잘 해야 하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최순실로 하여금 국정을 농단케 해 온 나라가 절단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나 대표를 선출할 때는 그래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거 끝나고 나서 잘못 뽑았다고 손가락 끊고 싶다는 등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국회의원은 국민의 안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법 만드는 일이 가장 우선이며 나라살림살이가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는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좁게는 지역발전을 위해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일이다. 올 전북국가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7조6000억이 될 수 있었던 것도 4+1 패스트 트랙 정국하에서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전북은 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게 급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창한 지역균형발전논리를 근간 삼아 지역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 해가 떴을 때 풀 말리는 것처럼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은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국회의원이 300명이지만 개인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전북은 인구 감소로 국회의원이 줄어 21대때는 분대급 10명 밖에 안된다. 국회의원은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정활동을 하지만 10명 갖고는 중과부적(衆寡不敵)이다. 20대 때는 그나마 정파가 나눠져 노른자 상임위라는 건설교통위원회에 3명이 들어가 어려움이 많았다. 여기에 지역구 관리를 위해 농해수위에 2명이 함께 들어가다 보니까 상임위 절반 이상에 전북 출신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전북도가 예산철만 닥치면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을 찾아 다니며 읍소하기에 바빴다.
도민들의 소망이 거창한게 아니다. 떠나가는 전북이 아니라 다시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전북이 되길 바란다. 2세들만이라도 고향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져 외지로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맘 같이 안되고 있다. 후보들마다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장및빛 공약을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빌공(空)자 공약으로 그쳤다. 표만 얻으려고 사탕발림한 것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자신을 밀어주면 잘할 것 처럼 사자후를 토하지만 유권자의 속내는 그 말에 속지 않겠다고 벼른다.
이제는 내 한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겨야 한다. 나의 한표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빗방울이 대하를 이뤄 바다로 흘러가듯 대의(大義)를 생각해야 한다. 언제까지 전북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한숨만 푹푹 쉬고 푸념만 늘어 놓을 때가 아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유권자혁명을 이뤄내야 한다. 동학의 후예답게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을 바꿨듯 세상을 바꿔야 산다. 주권행사 잘해서 사람 중심의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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