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깨봉박사님,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 거예요?”
얼마 전, 깨봉수학을 공부하고 있는 한 초등학생이 내게 보내온 질문이다. 많은 가정에서 자녀에게 수학 공부를 시키는 와중에 이런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으리라 짐작된다. 학부모들은 과연 어떻게 대답하고 있을까?
우선 가장 쉬운 방법으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삶에서의 유용성을 떠나 ‘대학입시에 매우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겠다. 수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리에 대한 이해력과 논리, 추론은 대학에서 배우는 학문을 습득하기 위한 기본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 입학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의 전부가 될 수 있을까?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명은 초중고 12년간 평균 1.5만 시간을 수학 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OECD 국가 대상의 학력평가(PISA)에서 우리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학 흥미도는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수포자를 양산하며 IT 산업의 인재 기반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수학적 능력이 중요한 이공계의 교수들은 요즘 대학생들의 논리, 추론 등 기본적인 사고력이 전공 수업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부족하다 평가하고, IT 업계 또한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한 IT 엔지니어가 없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 못된 것일까?
수학을 배움으로써 지적인 능력을 계발하고 사회, 과학, 자연 등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수십 년 전과 같은 낡은 방식의 ‘대학입시’ 프레임 속에서 공식 암기와 반복적인 문제 풀이에 매달리며, 정답만 잘 맞추면 수학을 잘한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수학을 통해 이해력과 논리, 추론 등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초등학생 때부터 수학을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억지로 배우던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로 올라간다고 갑자기 잘하게 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수학은 아주 먼 과거부터 인간의 기본 소양을 기르는데 매우 중요한 학문이었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훌륭한 철학자와 통치자의 양성을 목표로 세운 ‘아카데미아’에는 ‘수학을 모르는 자는 들어오지 말라’는 글귀가 씌여있었는데, 수학에서 사용하는 논리학이 인문학과 철학을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근현대의 수학은 인류에게 컴퓨터라는 선물을 안겨주었고 우주여행을 가능케 했으며, 인터넷과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IT의 발전을 이끌어 현재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학문이 되었다.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어렵고 힘든 수학을 오랜 기간 공부하면서, 한번 즘은 ‘수학을 왜 배워야 하지?’라는 의문을 품을 것이다. 이때, 이에 대한 대답이 무엇이냐에 따라 수학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이 달라진다. 지금이라도 ‘대학 입시’라는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목표에서 벗어나, 우리 아이들이 수학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다른 학문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학문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주자. 이를 통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참된 이유와 자기 주도 학습의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될 때,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주도하는 진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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