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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잔재 학교 교가 교체작업 서둘러라

친일 작곡가나 작사가가 만든 교가가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 불리고 있는 현실이 매우 개탄스럽다. 이태 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음악 교사들로 구성된 전북중등음악연구회에서 친일 작가가 만든 전북지역 초·중·고교 교가를 찾아낸 결과, 모두 25개 학교에서 친일 교가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시·도별로는 세 번째로 많았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김성태와 이홍렬이 작곡한 교가를 사용 중인 학교가 각각 8곳으로 가장 많았고 김동진 6곳, 현제명 2곳, 김기수 1곳 등이다. 이들이 작곡한 교가 외에도 일제 군국주의식 음악이나 일본 엔카 풍의 교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북도교육청에서 친일 교가 교체작업 지원에 나섰지만 3년째 터덕거리고 있다. 지난 2019년 교체 대상 학교 25곳 중 10개 학교만 교가를 바꾼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처럼 친일 교가 교체가 더딘 이유는 동문 등 학교 구성원이 반대하는 곳이 많았다. 특히 학교 역사가 깊은 곳일수록 동창회의 반대가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고교가 같은 사학재단의 경우 동일 교가를 사용함에 따라 교체가 어려운 곳도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친일 교가 교체 지원을 위한 전북도교육청 예산이 도의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의 다음 세대를 키우는 학교 현장에서 아직도 친일 잔재가 청산되지 못하는 현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친일 교가 하나 바꾸지 못하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희생하신 선열들을 대할 수 있을까. 민족정기를 바로잡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일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나서야 한다. 특히 다음 세대들에게 올바른 민족의식과 역사관을 심어주는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

친일 작곡가와 작사가가 만든 전북도민의 노래와 전주 시민의 노래는 이미 바꾸었다. 앞서 대학에서도 친일 작가가 제작한 교가를 바꾼 곳도 있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광복 75주년을 맞아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친일파와 친일 잔재물 전수조사 용역을 실시했고 후속작업에 들어간다. 학교 현장에서도 친일 부역자의 교가 교체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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