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은 거대한 탄소 저장고
 
   세계 각국이 겪고 있는 이상기온과 폭염, 홍수, 가뭄 등 다양한 이상기상으로 기후가 변화되면 식량생산에 차질이 생겨 인류생존에 위협적일 수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에 의해 발생되고,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가 원인이다. 특히 화석연료 사용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CO2)를 대기 중에 배출시켜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일부 학자는 코로나19 또한 온실가스 상승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어 야생동물 숙주와 인간이 접촉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결과 발생되었다고 한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등의 국제기구들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흙은 탄소 저장 기능을 가지고 있다. 토양 중 이산화탄소는 2500Gt(2조5000억톤)으로 대기보다 3.3배 많은 양을 품고 있다. 화석연료에 의해 발생 되는 이산화탄소는 토양탄소량의 0.4%에 해당하는 양이다. 매년 토양탄소를 0.4% 증가시키면 화석연료에 의해 발생 되는 탄소량을 상쇄할 수 있다. 2015년 파리협정문에 따라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세계공통 목표로 설정하였고, 이러한 일환으로 세계 토양의 해(2015)에 토양탄소를 0.4%씩 저장하자는 운동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2017년(709.1백만톤) 대비 24.4% 감축목표를 정하고 산업분야별로 감축량이 설정되었고, 우리나라 배출량의 2.9%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분야도 감축량이 할당되어 다양한 감축 수단을 동원하여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분야는 배출량이 20.4백만톤으로 미미하여 타 분야의 이산화탄소를 정화 처리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는 3월 11일은 제6회 흙의 날이며, 기념식 주제는 ‘탄소중립시대, 흙의 가치’로 정했다. 기후변화대응 방법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흙의 가치가 중요해졌다. 여기서 탄소중립은 넷-제로(Net-Zero)라고 하는데,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만들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농림업분야에서 탄소중립은 농경지, 산림, 습지 등 땅속에 탄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흙을 살리면서 탄소를 저장하는데 유기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유기물 주성분은 탄소이고, 안정화된 유기물은 고탄소 부식토로 토양에서 분해되는데 100년 이상 걸린다. 신선하고, 살아있는 유기체인 활성유기물은 미생물의 주 에너지원이고, 양분순환의 열쇠이며, 분해되는데 수십년이 소요된다.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방법은 식물과 뿌리 양을 늘리고, 탄소가 풍부한 물질을 토양에 넣어주고, 분해속도를 늦추는 경운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전북농업기술원은 농업환경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방면에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탄소를 토양에 저장하기 위해 수확잔재물,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 등을 고탄소 고형물인 바이오차로 만들어 반영구적으로 토양에 격리시키고,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논물관리와 입상퇴비 활용, 아산화질소를 감축하기 위한 경운관리 및 풋거름작물 활용 등에 대한 연구를 농촌진흥청 및 산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토양에 활성유기물을 공급하고, 경운방법을 개선하여 흙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이산화탄소를 토양에 저장함으로써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을 막을 수 있다. 탄소중립 시대에 토양의 가치가 높아진 만큼 농업과 흙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박경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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