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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봄은 오고야 만다”

강동화 전주시의회의장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매화가 피었다. 별 같은 꽃송이가 멀리서도 선명하고, 달콤한 향내가 바람을 타고 봄이 왔다고 속삭인다. 영원할 것만 같던 겨울도 이렇게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다. 봄볕에. 봄바람에. 봄 노래에.

참으로 길고 힘든 겨울이었다. 지난 석 달 뿐 아니라 작년 한 해가 온통 겨울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쓰는 동안 모두에게 그랬을 것이다. 사회와 경제가 마비되고, 공공시설과 학교는 물론 개인적 접촉도 모두 차단되었다. 가족 간의 만남조차 쉽지 않았던 긴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봄은 오고야 만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횟수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섰고, 우리나라 또한 1단계 접종대상자인 요양시설 및 코로나19 관련 병원 종사자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70%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친 뒤 11월까지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어느 정도 실현되리라는 기대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의 종식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자칫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켜지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도 PC방과 체육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발 빠른 지자체의 대응으로 더 이상의 집단감염이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위생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통제 가능한 시점이 올 때까지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도 봄은 온다. 더딜지언정 오고야 만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이 겨울이 우리에게 많은 흔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상처의 흔적만은 아니다. 오히려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는 용기의 흔적이다. 우리 시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앙 앞에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과감한 정책 추진으로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전주라는 지역 가치의 눈도장을 찍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추진하였던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을 추구하는「착한임대료운동」,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선결제운동」은 막막한 시민들의 마음을 비추는 하나의 등불이었다고 자부한다. 전주시의회 또한「임대료 인하 동참」촉구,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추경예산 증액 의결, 「착한 선결제 운동 선언」등 적극적인 의정추진으로 코로나19 방역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난제(難題)의 실마리를 풀어왔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더 어려운 사람을 생각하는 사회의 연대의식과 이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천마스크 기부, 의료진에 대한 응원, 임대인들의 임대료 인하 동참, 선결제를 통한 소상공인 지원 등, 우리 사회가 결코 과학과 산업의 발전으로만 쌓아온 것이 아님을 입증하였다. 우리 시는 천사의 도시답게, 이러한 선행에 너나없이 동참했을뿐더러, 최근 전주사랑상품권의 캐시백 기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익명의 기부가 이어지는 등 그 따뜻한 명성에 빛을 더하고 있음이 자랑스럽다.

자연 앞에 어쩌면 우리는 한 포기 풀처럼 연약한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나 중지동천(衆志動天), 많은 사람의 뜻이 모이면 하늘도 움직일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의 잠재력과 연대의 힘을 더 확장시킬 수 있는 봄이 되기를 희망한다. /강동화 전주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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