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군민의 절반 정도는 용담댐을 옆에 두고도 아직도 계곡물이나 지방상수도를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용담댐 건설로 인해 조상 대대로 살아 온 삶의 터전을 잃고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이주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용담댐 물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수몰의 아픔에다 생활용수 걱정까지 해야 수몰 이주민들의 애환은 무관심, 무책임 행정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진안군은 용담댐이 준공된 지 16년이 지난 2017년에서야 광역상수도가 보급됐다. 그것도 진안읍과 용담면 부귀면 정천면 상전면 등 7247세대 주민에게만 광역상수도가 공급된다. 이들에게 공급되는 생활용수는 5800t으로 전체 용담댐 물 공급량의 0.4%에 불과하다. 나머지 5761세대는 20년이 넘은 정수장에서 공급하는 물을 식수를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400세대는 이마저도 공급이 안돼 지하수를 파거나 계곡물을 호스로 연결해서 마시고 있다. 이들은 장마철에는 생활용수에 흙탕물이 섞이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고 가뭄이나 갈수기에는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기 일쑤다.
용담댐은 진안군민의 희생을 통해 건설됐다. 진안군 6개 읍·면 70개 마을 8.22㎢ 부지가 물에 잠겼고 당시 진안군민의 40%에 달하는 2864세대, 1만2616명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진안지역 전체 면적의 14%에 이르는 112㎢가 수변구역으로 지정돼 재산권 행사와 각종 개발행위에 대해 제한받고 있다. 그렇지만 진안군민들은 깨끗한 수질과 상수원 관리에 앞장서 온 결과, 전국 상수원 가운데 최고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진안군민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전북권과 충청권 주민 150만 명이 물 걱정 없이 용담댐 물을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진안군민의 42%는 용담댐 물을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정부와 전라북도,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진안군민 모두가 용담댐 물을 먹을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광역정수장을 신설하거나 금산정수장을 증설해서라도 지방정수장이나 지하수를 이용하는 군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용담댐 물을 공급해야 마땅하다. 진안군민들에게 더는 물 때문에 아픔과 고통을 안겨 주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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