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역사왜곡 논란을 초래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전격 종영됐다. 방송 드라마 사상 초유의 일로 그만큼 역사왜곡 논란의 파장이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방송사로선 전체 드라마 분량의 80% 정도 이미 촬영을 마친 데다 방영권료 대부분을 선지급한 상태라 큰 손실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당장 방송을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역사왜곡 논란 사태가 심각했다.
첫 방송이 나오자마자 온라인에서 역사왜곡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청와대 국민 청원과 방송통신위원회 민원 제기, 광고 철회 등이 연달았다. 특히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조선왕조에 대한 허황적이고 부정적인 묘사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전주이씨종친회는 살인마로 묘사된 태종과 6대조 할아버지를 욕하는 충녕대군(세종) 등이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며 방송 중지와 함께 법적 대응을 표명했다.
더욱이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등의 종주국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는 ‘문화 동북공정’에 나선 상황에서 드라마 주인공들의 중국풍 의상과 소품 등이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드라마 제작사에 중국 자본이 투자됐고 극본을 쓴 작가도 한·중 합작 제작사와 계약관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사왜곡 논란이 증폭됐다. 이 드라마 작가는 과거 작품에서도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실 드라마에서 폄훼나 미화 등 왜곡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안방 드라마에선 전라도 사람들은 대게 가정부나 막노동꾼 등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주로 악역으로 묘사돼 특정지역 비하 문제로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문제는 드라마에서 단순히 흥미유발이나 시청률을 의식해 가공된 역사적 상상력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거나 전혀 다를 경우 그 폐해와 악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국민들, 특히 자라나는 다음세대에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결국 왜곡된 역사관은 민족의식과 정체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대를 맞아 문화콘텐츠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거나 SNS를 통해 제한없이 접하는 시대에 잘못된 역사적 창작물은 대한민국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아무리 허구적 상상력이 허용되는 드라마라 해도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묘사할 땐 사실이나 사료에 기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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