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의 항세가 다른 항만보다 매우 빈약한 데도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인 해양환경공단이 항만예선을 지나치게 많이 배치, 운용하는 것은 전라북도를 핫바지로 여기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군산지역에서 그동안 항만예선 배치 개선을 요구해왔지만 해양환경공단에서는 전혀 아랑곳없어 전라북도와 정치권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현재 군산항에서 운용중인 항만예선은 모두 7척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4척을 해양환경공단에서 맡고 있다. 이는 다른 항만에 비해 해양환경공단의 항만예선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은 데다 민간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군산항에서 예선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공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군산항의 입출항 선박은 총 6675척으로, 전국 항만의 1.8%에 불과하다. 반면 울산항은 4만7714척으로, 군산항보다 7.1배나 많고 마산항도 1만788척으로, 군산항의 1.6배에 달한다. 하지만 해양환경공단에선 항만예선을 4척씩 똑같이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군산항보다 입출항 선박이 많은 평택·당진항이나 제주항, 포항항은 해양환경공단의 예선이 각각 3척과 2척, 1척으로, 군산항보다 오히려 더 적다. 군산항보다 항만 규모가 월등히 큰 인천항 여수·광양항 목포항 대산항에는 아예 해양환경공단의 예선이 한 척도 없다.
공기업이 항만예선시장에서 민간업체와 같이 경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기업은 민간부문에서 접근하기 어렵거나 공공성을 띠는 영역을 맡는 게 옳다. 군산항처럼 상대적으로 열악한 항만에 지나치게 많은 예선을 배치 운용하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그동안 군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여러 차례 항만예선 감축을 요구해왔는데도 해양환경공단이 외면하고 있는 것은 전라북도를 우습게 여기는 행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전라북도와 전북정치권은 군산항의 불합리한 항만예선 배치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지역에서 목소리를 못 내니까 제 몫도 못 챙기는 것 아닌가. 말로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칠 게 아니라 전라북도의 실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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