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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정동영·정세균) 시대의 종언, 전북 정치 혁명적 전환 필요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대표

지난 13일, 정세균 전 총리의 대선 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보면서 전북 정치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정세균 전 총리는 1996년 무진장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하여 정동영 전 의장(1996년 전주 덕진구 국회의원 당선)과 더불어 20여 년 넘게 전북 정치를 주도한 인물이다. 한때 전북지사 민주당 경선에서 강현욱 전 지사에게 석패하여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화려하게 부활하여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강조하며 원내대표 · 당의장 · 산업자원부 장관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특히 호남 다선의원 수도권 차출론으로 4선의 무진장임실 지역구를 뒤로 하고 정치 일번지 종로에 출마하여 어려운 정치 여건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뒤엎고 신승하며 민주당 소속 의원 중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하여 정치생명의 연장과 함께 큰 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후 국회의장과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정치 인생을 걸었지만 대선 출마와 후보 경선에서 예상외의 저조한 성적으로 중도하차하며 30여 년의 정치 인생의 종지부를 찍으며 퇴장하게 되었다. 정세균 총리는 무색무취의 정치적 행보, 실무형 리더십, 경제통으로 어려운 정치적 시기마다 중책을 맡아 개인적으로 영달을 누렸지만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지 못해 한계로 작용하였고 이번 대선에서도 이렇다 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하차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역의 관점에서 보면 정동영 의장과의 무리한 대결과 경쟁 구도로 전북 정치를 분열시킨 후과가 있고 화려한 개인적 정치 이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눈에 띄는 족적을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전북 정치는 이제 새로운 귀로에 서 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보듯이 전북의 국회의원들은 독자 영역을 구축한 인물이 없다. 자립 · 자강과 거리가 멀고 기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신영대 의원이 나름 역할을 하고 있는 외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는 의원이 거의 없다. 유력한 대선 후보 캠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의원은 더욱 없다. 눈치 보며 다리 하나 걸치고 있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정세균 전 총리의 후보 사퇴에서 보듯이 지역 대다수 의원이 지지했지만 이름만 걸쳤지 실제 정치 생명을 걸고 제대로 뛴 의원은 거의 없는 눈치 9단의 우물 안 개구리들의 집합체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양정’이라는 거물 정치인들이 퇴장한 현시점이 새로운 정치 질서를 주도하며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중앙 유력 정치인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정치인이 아니라 전북에 기반을 두고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정치인이 많이 나와야 한다. 자립 · 자강의 정치인을 키우는 것은 전북 정치의 복원과 혁신을 위해서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이제 대선 경선은 정권 재창출에 유리한 후보, 전북을 배려할 수 있는 후보,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담보할 수 있는 후보를 힘 모아 지지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내년도 지방선거와 이후 총선이다. 30여 년의 일당 독재와 유령 · 대납 · 동원 · 페이퍼 당원 투표로 인해 ‘그들만의 리그와 함량 미달 인사들의 전유물’이 된 전북 정치에서 유권자인 전북도민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30여 년의 독재를 허물고 새로운 정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 혹은 경쟁의 정치를 내올 수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도전해야 한다. ‘경쟁 없이 발전 없다’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이다. 변방에서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전북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나와야 한다. 도전하는 자만이 성취할 수 있다. 지역 정치와 발전을 선도할 신인 정치 입지자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기대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 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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