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 논설위원
 
   플라스틱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다.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물질문명의 혜택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비닐과 플라스틱류를 비롯해 반도체 소자나 TV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소재, 고기능성 섬유, 자동차 내장재나 엔진 등 플라스틱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활용할 수 없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플라스틱은 1860대 독일에서 처음 연구가 시작된 이후 1933년 독일과 영국에서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폴리에틸렌(PE)이 개발됐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용기, 전선용 피복재뿐만 아니라 파이프나 연료탱크 등에도 널리 사용된다. 1937년 미국 듀퐁사가 기적의 실로 불리는 합성섬유 나일론을 개발하면서 나일론 스타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대 물질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플라스틱 개발 및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과학자도 여러 명 나왔다.
문제는 인류에게 매우 유용한 플라스틱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용한 뒤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 바다에는 약 5조 개가 넘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떠돌고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기에서 나온다고 한다. 옷이나 이불 등 섬유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이 세탁과정에서 분리되면서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치약과 화장품 세제 등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동식물이나 어패류에 축적되고 다시 사람의 몸으로 들어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도 연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500~1만 개로 추산되며 특히 낙동강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지역에선 미세 플라스틱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7월부터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함유를 금지한다.
하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은 광범위하다. 국회 안호영 의원은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 육류의 흡수패드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3개 제품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플라스틱(75μm)이 평균 7200여개 검출됐고 그보다 작은 30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11만여 개나 검출됐다는 것. 그런데도 관계부처에선 전혀 실태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미세 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