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이용호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한바탕 공방이 일었다. 이 의원이 무소속 임에도 민주당에선 배신자 철새 운운하며 거칠게 그를 몰아세웠다. 여당 지지자들도 이에 가세해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써가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의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의원이 총선 때 약속한 민주당 복당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두 차례 입당 의사를 밝혔는데도 결국 묵살 당했다는 것이다. 되레 민주당이 이 의원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역공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태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민주당의 비난 수위를 감안하면 마치 허를 찔린 듯 전면 공세의 분풀이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독식구조 정서가 뿌리 깊은 지역 출신이라 그랬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도내 9개 지역을 싹쓸이한 가운데 호남에서도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재선이다. 그는 원래 여당 성향의 인물로 분류됐다. 그래서 제 자리로 복귀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는데도 민주당이 받아줄 것처럼 하다가 끝내 거부함에 따라 행선지를 바꾼 것이다. 편 가르기 기득권 세력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그래놓고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총질하는 이중적 행태는 정치권 불신만 부추기는 꼴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런 난타전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해 득실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의원 입당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강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 발전의 긍정 신호로 읽히는 대목도 있다. 실제 그의 지역구 최대 현안인 남원 공공의대만 해도 그렇다. 2024년 남원 개교를 정부가 못박아 놓고도 매듭을 짓지 못하는 데는 국민의힘 반대도 큰몫 한다. 이 의원 정무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그는 입당관련 회견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다 잡은 고기처럼 생각한다. 선거 때만 핑크빛 공약을 남발하고 끝나면 나 몰라라 식이다”며 민주당의 지역 독과점 폐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도 경쟁 구도를 통한 지역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 문턱에서 지역 현안들이 번번이 좌절을 겪는 것도 야당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특히 전북은 민주당 정서가 워낙 세기 때문에 국민의힘 반작용도 그만큼 강하게 작용한다. 여당 일색 구도를 탈피해 야당과도 소통이 가능한 조합이라면 더욱 금상첨화다. 20대 국회 탄소법 통과가 대표적이다. 정운천 의원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1대 총선 기간 중 반대가 심했던 부산의 김도읍 법안소위 위원장을 비롯해 다른 위원들의 선거캠프까지 찾아가 입법의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이 의원도 결실을 맺기 위해 호랑이 굴인 야당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의 불가피한 선택이 지역 발전의 플러스 효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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