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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단일화의 3인3색

일러스트=정윤성
일러스트=정윤성

6월 교육감 선거 흐름을 여론 조사로만 해석하면 서거석 후보의 거침없는 선두 질주가 눈에 띈다. 현재까진 브레이크를 걸어 줄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승환 후계자를 자처하는 자칭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가 유일한 변수였는데 이마저도 내홍을 겪으며 삐걱댄 탓이다. 작년 11월말 단일화 최종 시한을 지키지 못해 여론 비판에 직면하자 서둘러 갈등을 봉합했으나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이런 가운데 신년 두 번의 여론 조사에서 차상철 이항근 천호성 세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7∼10%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작년 6월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 후보와의 20%가 넘는 간극을 좁히지 못한 형국이다.

이와 관련 단일화 후보 선출위는 지난 4일 회견을 갖고 1차 시한 약속을 못 지킨 데 대해 사과하고 이달 안으로 단일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지금 벼랑 끝 판세이기에 더 이상 터덕거리면 승산이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다. 일단 단일화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지만 문제는 단일 후보의 경쟁력이다. 여론조사 도민 반영 비율을 놓고 추가 협상에서 후보간 견해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합의대로 50%를 고수하자는 측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 결국엔 30%로 확정됐다. 이 과정에서 단일화 전선의 최대 뇌관이었던 1000원 회비 못지않게 후보간 힘겨루기가 팽팽했다는 얘기다. 이는 전통 지지 세력의 입장만 반영했지 유권자인 도민 관심을 유도하는 데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교육감 선거는 여느 선거와 달리 정당 공천이 배제된 채 미래 꿈나무를 키워 내는 백년대계 성격이 짙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의 단일화 과정을 더듬어 보면 흡사 정치인 선거를 연상케 할 정도다. 1차 단일화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분란을 겪은 것도 결국은 세 불리기 차원의 선거인단 모집을 둘러싼 감정이 폭발한 셈이다. 상대방을 겨냥한 악의적 흠집 내기는 물론 참가비 대납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판이 깨진 것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단일화 진영에서 실시한 세 후보에 대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그 때부터 캠프 마다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고 한다. 이젠 수습 국면에 접어 들었지만 지금까지 도민들 눈에 비친 이들의 단일화 과정은 자칭 ‘진보’ 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맞수 서거석 후보를 꺾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이들의 단일화 여정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세 후보가 참여하는 단일화 협상을 보면 각자 상대 후보를 들러리로 내세워 컨벤션 효과만을 기대하는 눈치다. 후보 특유의 존재감과 볼륨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진영 논리만을 앞세운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론 세 후보 합해도 1위 서 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 만이 능사가 아니라 결국은 인물 경쟁력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들 경선이 ‘그들만의 리그’ 에 갇혀선 안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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