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관위에서 주관한 여야 4당 대선 후보 법정 TV토론이 지난 21일 열렸다. 앞서 방송 3사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주관한 TV토론에 이어 3번째 토론회를 보면서 어느 정도 후보자간 우열이 드러났다. 앞으로 25일과 다음 달 2일 정치, 사회 분야 TV토론이 진행되면 국민들이 누가 대통령으로서 더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후보자 TV토론이 적극 지지층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게 사실이다. TV토론도 마치 스포츠 중계처럼 자신이 지지하는 팀을 응원하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가 무조건 잘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나 중도 진영에는 후보 선택의 변별력을 가질 기회가 된다.
이번 3차 TV토론을 보면 앞선 2차례 토론보다 더 날 선 공방전이 펼쳐졌다. 경제 분야를 주제로 정했지만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서로 대장동 개발과 배우자 문제, 말 바꾸기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토론이 격렬해졌다. 대장동 개발이익 문제가 TV토론의 단골 이슈로 등장하다 보니 ‘기승전 대장동’, ‘또 장동’ 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날 토론에선 이재명 후보가 개발이익을 나눠 가진 화천대유 관계자의 통화 내용을 메모한 패널을 보이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역공을 펼치면서 서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대책과 관련, 이재명 후보는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확장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안철수 후보는 코로나19 특별회계를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윤석열 후보는 모두 발언에선 확장 재정을 통한 금융 세제 지원을 얘기하다 토론 중에는 재정 건전성 확보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혀 앞뒤가 다른 주장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그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안철수 후보가 자신의 주특기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 분야로 평점을 땄다. 안 후보는 전문성을 살려 토론 내내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경제로 답변을 얼버무리는 윤석열 후보를 집중 공박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심상정 후보는 부동산 정책과 종부세 문제로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맹공하며 정책 차별성을 부각했다.
TV토론은 후보자의 자질이나 국정 역량, 미래 비전 등을 판단하기 위해 마련하지만 시간적 제약과 방송 매체의 특성상 제대로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정책이나 내용보다는 토론에 임하는 태도나 답변 자세, 즉 화면을 통해 투영되는 후보 이미지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난이나 불성실한 답변 태도, 앞뒤 안 맞는 주장 등은 감점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더 첨예해질 TV토론을 지켜보고 누가 대통령감인지,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인물이 누군지 잘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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