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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해운과 조선산업의 동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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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2017년 군산조선소 가동 전면중단의 주요한 원인은 해운 시황 하락으로 인한 선박수주 감소였다. 2016년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 운임이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선박의 신조 발주량 또한 전년 대비 1/4 수준인 ‘2,217만톤’까지 급감했고 이러한 여파로 전 세계 많은 조선소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선사들의 새로운 선박 주문이 증가하면서 조선산업의 호황이 도래하거나 그 반대로 해상운임 하락이 조선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되기에 해운과 조선산업은 상생 협력의 영원한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 과감한 투자 전략을 통해 두 산업의 생존을 지원하고 동반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가가 낮은 불황기에 선박을 많이 도입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선박투자의 정석이나 우리나라 선사들은 선박금융 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호황기에 비싼 가격으로 해외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서 위기가 반복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8년 해운 시황이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국적선사가 국내 조선소에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을 대량 발주하였다.

 

국내외 업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당시 국적 대표 선사의 글로벌 시장 순위가 선박투자 부진으로 인해 13위까지 밀려나는 동시에 국내 메이저 조선소들조차도 계속되는 수주 가뭄으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불황기가 선박투자의 최적기라는 시장원리에 따른 결정은 ‘신의한수’가 되었다.

2020년 4월부터 연이어 인도된 20척의 선박들이 해운시황 회복과 맞물리며 계속되는 만선 행진을 기록함에 따라 해당 선사는 2021년 사상 유래 없는 호실적을 기록하였으며 선복량이 두 배 가량 늘면서 글로벌 순위가 단숨에 8위까지 상승하였다. 이뿐 아니라 이 선박들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물류 대란을 맞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우리나라 조선소들도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초대형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어 맹렬히 추격하던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다시 탈환하였으며, 우리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기 위한 해외 선사들의 경쟁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불황기에 감행한 대규모 선박투자가 해운‧조선 동반 성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으나 아직 안주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4위 선박 보유국이나 무역 규모에 비해 절대적인 선복량이 부족해 물류 대란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크고 경쟁국들보다 노후 선박 비중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더하여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최대 50%까지 감축해야 함에 따라 상당수의 국적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다.

 

전 세계에서 짓고 있는 친환경 컨테이너 선박 중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물량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친환경 선박건조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요인이다.

 

해운과 조선 시황이 호황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선박에 대한 해상환경규제 강화로 양 산업의 패러다임이 동시에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내년부터 재가동되는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 활성화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해운‧조선 강국으로 이끌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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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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