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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락(落) 3선(選) 격전지 농촌지역 지방자치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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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얼마 전까지 조합장 선거가 혼탁함이 극에 달해 1락(落) 2선(選)이 유행어처럼 떠돌았다. 조합원 1인당 10만 원 금품을 제공한 조합장 후보는 선거에서 떨어지고 20만 원 금품 제공 조합장 후보는 당선된다는 것이다. 조합장 선거의 금품 제공 의혹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조합장 선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권자가 적은 농촌 지자체 선거는 이미 오래전부터 금품 선거로 오염되었다. 어느 지역에서는 동네 거의 전체 유권자가 금품수수로 사법처리되기도 했다. 유권자가 적다 보니 지자체 선거 후보들은 자신의 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금품을 살포하는 것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어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도시 지역 선거는 이미 결과가 예측되기에 가끔 보이는 유세차와 선거운동원들의 모습에서 선거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략 7, 8곳의 지역 상황은 전혀 다르다. 현직 단체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고창, 임실. 무주와 공천 파동과 비리 혐의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완주. 장수. 순창. 남원. 정읍 등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민주당과 무소속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유권자 수가 많지 않은 지역은 일부의 매표 행위로도 당선이 가능하기에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돈 살포 유혹에 빠지기 쉽다. 선거운동원들도 실탄 부족을 토로하며 은근히 후보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가 극성을 부리게 되는 것이다. 최근 장수 사태를 보면 이와 비슷한 흐름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금품 살포 건이 유독 많이 터져 직접적인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지역은 장수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장수는 경선 불복 후 탈당한 무소속 현역 단체장과 전직 공무원 민주당 공천자의 양 진영이 피 말리는 싸움을 하다보니 너나 할 것 없이 금품을 살포하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적은 매표 행위로 단체장에 당선되면 수천억을 주무르고 천여 명의 인사권을 틀어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각종 개발과 공사의 핸들링을 통해 본전을 회수하고도 남는 장사라고 ‘일단 되고   보자’며 범법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매표 행위가 극성이다 보니 오만, 십만, 이십만, 삼십만 원으로 금품 살포 액수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돈 없으면 출마하지 마라!”는 것이 너무도 당연시되고 있다. 도시라고 예외가 아니다. 노골적인 금품 살포는 덜 하지만 1년여 넘게 권리당원을 모집해야 하고 이를 경선과 투표까지 관리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서 속칭 선거 브로커들이 준동할 토양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선거 때마다 당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며 배팅에 나서는 부류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선거 브로커끼리 연대하여 특정 후보의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며 선거를 좌지우지하는 집단 카르텔이 형성되었다. 특히 전주 지역은 도지사. 시장 선거가 맞물려 권리당원 제도가 생긴 2000년대 초반부터 선거의 메커니즘을 이해한 카르텔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중선 전주시장 후보가 밝힌 선거 브로커의 행태는 조족지혈이다. 훨씬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본다. 선거 때마다 큰 영향력을 미치며 선거 이후 이권을 쫓고 영향력을 과시하며 군림한다. 

이번 녹취록 파문을 통해 공공연히 회자되던 선거 브로커들의 행태와 수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기회에 선거 시기마다 준동하는 악성 선거 브로커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 선거의 당락과 관계없이 불법 행위는 끝까지 추적, 색출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수사당국에 박수를 보낸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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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지선 #지방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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