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민의당이 부활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와 3월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정치권 전면에 등장함에 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 녹색 돌풍에 버금가는 인적 진용을 갖추면서 여야 핵심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북의 경우 김관영 당선자는 물론 도지사 선거서 맞붙은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도 같은 정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초반 경선에서 탈락한 유성엽 전 의원과 지방선거 도우미 역할을 한 정동영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뿐 아니라 최근 도청 인수위가 가동되면서 도정을 이끌어갈 보직 인선은 물론 하마평에도 국민의당 출신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도 정무특보에 김광수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고, 도민참여소통센터장 이성일 전 도의원도 고락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한때 정무부지사로 거론된 채이배 전 의원과 선거 공신 김연근 전 도의원도 과거 한 배를 탄 사이다.
지난 2016년 창당한 국민의당은 그해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차지하며 거센 바람을 일으켰다. 당당히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함으로써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호남서 지역구 28석 중 23석을 휩쓸어 기염을 토했다. 지역 기득권 타파와 함께 새 정치에 대한 유권자 열망이 일시에 폭발한 것이다. 그 후 정당의 굴곡진 과정을 겪으며 이들은 여야로 나뉘어 각자도생의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 3월 대선을 통해 이들 상당수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윤석열 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은 3선 고지에 올랐고, 공동대표를 지낸 김한길 전 의원도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됐다. 남원 출신 이용호 의원은 국회 예결위에 합류했을 뿐 아니라 김영환 전 의원은 충북지사에 당선되고, 박주선 전 의원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아 건재를 과시했다,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유권자 표심은 여야 협치를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었다. 여야 정권이 바뀌고 지방 권력도 대폭 물갈이 되면서 달라진 정치 환경을 심감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전북 현안 추진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여야 정치권의 상생 노력이 우선 눈에 띈다. 김관영 당선자는 도지사 인수위 특강에 정운천 의원을 초청한 데 이어 국민의힘 도당도 방문해 지역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자도 여야 협치를 위해 국민의힘 측에 인수위 참여를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지역 발전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대승적 판단에서다.
국민의당 돌풍 진원지가 전북이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면 그만큼 새 정치에 대한 간절함의 기억이 묻어난다. 6년 전 선거를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이런 유권자 여망을 어떻게 풀어갈지 자못 기대가 크다. 김관영 호의 출범과 함께 정국 운영의 키 플레이어로 등장하는 옛 동지들과의 끈끈한 관계가 시선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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