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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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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출신 김관영 전의원이 지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고시3관왕의 깜냥보다는 공천과정에서 느닷없이 송하진 전지사가 컷오프 되자 그 지지자들이 경선 때 그를 도와준 게 결정적이었다. 송 전지사의 교체지수가 60%대를 상회했지만 마땅한 대항마가 없어 상당수 도민들은 송 전지사가 공천 받아 3선 출마할 것으로 여겼다. 이런 상황에서 김관영 후보는 지사가 되기 보다는 군산에서 지난 총선 때 신영대 후보 한테 패배한 것을 설욕하기 위해 얼굴 알리려고 출마선언을 했던 것. 그러나  예상치 않게 김 후보가 5명 후보 중 단박에 2위에 랭크 되면서 송전지사를 위협 다크호스로 부각되었다.

 송 전지사가 컷오프 되지 않았으면 복당파인 김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전혀 권리당원 모집이 안돼 경선때 재선인 안호영 의원을 꺾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성주 도당위원장이 송 전지사를 낙마 시키려고 주도 면밀하게 사전 작업을 한 게 김 후보 한테는 신의한수가 되었다. 중앙당 공심위가 송 전지사에 도민들의 교체여론이 높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컷오프 시키자 송 전 지사 지지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정치 쿠데타나 다름 없다면서 김관영 후보쪽으로 지지를 급선회했던 것. 김 후보는 송 전지사가 차려 놓은 밥상을 그대로 앉아서 먹어 치웠다.

이재명 대선 후보 측에서 김 후보를 인재영입 1호로 복당 시켰지만 출마선언 당시만 해도 도민들이 잘 몰랐다. 민주통합당 국민의당으로 군산에서 재선했고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지만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꾸려진 선대위 면면을 봐도 군산 익산 출신이 주류인데다 전주 인맥이 거의 없어 약체로 출발했다. 생각치도 않게 송 전지사가 뒤통수 맞고 컷오프 되면서 김 후보가 운 좋게 별의순간을 붙잡았다. 

상당수 도민들은 김지사에 기대가 크다. 82.11% 라는 전국 최고득표율을 기록한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북경제를 살려 놓고 큰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윤석열정권이 들어서 정치환경이 불리하지만 그래도 재선하면서 닦아 놓은 국힘 의원들과의 인간관계 그리고 행시동기 17명이 차관급에 있고 김앤장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이 큰 힘으로 작용 ,국가예산 확보도 잘 헤쳐 나갈 것이다.

김지사는 이유 불문하고 송 전 지사 지지자들에 은혜를 잊어 선 안된다. 경선 때 강성 지지자들이 혼신을 다해 죽으라고 그를 도왔다. 하루 아침에 고아처럼 된 그들이었지만 울분을 삭이면서 마침내 경선에서 9.1% 차이로 승리를 일궈냈다. 선대위의 역할도 있었지만 경선 때 민주당 후보가 된 것으로 사실상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송 캠프의 역할을 간과해선 안된다. 30년 이상 지사실 주변을 맴돌면서 호가호위 했거나 문화 관광 예술 체육 쪽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사람들을 정확하게 재평가해서 출연기관 등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대위나 인수위에서 활동했다고 해서 중용하면 안된다. 김 지사는 로마시대 개선장군이 입성할 때 맨 끝에서 노예가 외치는 라틴어로 '죽음을 잊지 말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새겨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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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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