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4 22:25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문화마주보기
외부기고

대한민국 공연예술제 그리고 진안

image
송봉금 소리꾼·동문창창 대표

2022년 대한민국공연예술제가 올 10월 1일 진안에서 다시 한번 열리게 된다. 이름부터 거창한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초공연예술행사의 지원을 통해 우수한 공연예술의 발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연예술 기반 구축과 국민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하는 권위 있는 예술제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예술제가 전라북도 진안군의 버려져 가는 용담호 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예술제는 어떤 의미를 담고 진안 의 굽이 굽이 길로 들어가게 되었을까? 

 

써니Plant는 2016년부터 진안의 유휴공간을 발굴하여 공연예술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진안공간사랑프로젝트’를 7회째 기획해 오고있다. 이 사업의 연장선에서 기획된 <진안댄스미디어공연예술제>가 2021년도 대한민국공연예술제 긴급지원사업 선정에 이어 2022년도 정식 공모사업에 전라도 최초 무용 장르 우수공연예술제에 선정이 된 것이다. 그것이 이 예술제의 가장 큰 강점이었고 주목해야 할 주제이다.

 

“예술가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

 

예술제의 모티브는 공간과 사람이라고 김선이 예술감독은 말한다. 모든 공간에는 개인과 시대의 역사가 새겨져 있고, 그 역사를 바탕으로 공간들은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거나 소멸해 간다고. 도시재생 계획에 의해 유휴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하려는 도시와 달리 농촌 지역은 재활용이 가능한 유휴공간이 철거되고 신축 건물들이 생겨난다. 이러한 흐름에 내몰린 지역 자원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용담호 미술관을 공연예술제로 재구성하여 시범적인 운영을 시도함으로써 문화예술 소외지역의 공연예술 공간으로 활성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지역의 예술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지역 고유의 특색이 담긴 공연예술제를 통해 지방소멸 위기와 농산어촌 지역의 인구감소 및 유출에 따라 생기는 유휴공간 문제 해결의 전국적인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 또한 크다. 지역의 버려진 공간에 대한 예술가의 시선과 예술적 접근이 결국 예술제로 연결되었다. 

 

필자는 이번 사례를 보며 작은 도시, 지방이 가지는 지역성 혹은 ‘촌스러움’은 한계가 아닌 색깔있는 문화로서 사회 전반에 뚜렷한 의미와 힘을 가지고 작용할 수 있다는 가치를 발견했다. 물론 여기에서 전제는 지역에 살고 있는 예술가의 지역 문제에 대한 애정과 예술가적 상상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술은 천편일률적인 것을 지양한다. 어떻게 하면 다른 아름다움, 비교할 수 없는 혹은 대체될 수 없는 지점으로 갈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진안이 가지는 독특한 지역적 가치와 역사 그리고 예술가의 움직임이 만나 새로운 사회 작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가 지역을 이탈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힘. 예술적 접근으로 버려져 가는 마을을 아름답게 바꿔 가는 과정. 서서히 스며들어 오래도록 건강한 문화를 뿌리내리는 가치. 이것이 진안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공연예술제가 빛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잔잔한 용담 호수에 윤슬이 비친다. 아름다운 문화의 물살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송봉금 소리꾼·동문창창 대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연예술제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