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의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음반 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그래미는 본상 외에도 특별히 또 다른 버전의 상을 만들었는데 2000년부터 시작된 ‘라틴 그래미’가 그것이다.
지난달 열린 23회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가수가 있다. 올해 신인상을 받은 쿠바계 미국인 가수 앙헬라 알바레스다. 놀랍게도 그의 나이는 95세.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다.
어린 시절부터 작곡을 했던 그는 가수가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꿈을 접었다. 결혼해 네 명의 아이를 둔 그는 쿠바 혁명으로 미국으로 이주했으나 남편이 세상을 먼저 떠나자 아이들을 혼자 키워야 하는 고단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는 음악을 끝내 놓지 않았다. 90세에 첫 콘서트를 열고 데뷔한 그는 1년 전, 작곡가이자 제작자인 손자의 도움을 받아 첫 앨범도 냈다.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 삶은 고되지만 꿈을 이룰 방법은 항상 있다.” 그가 전한 수상소감이다.
유튜브가 전하는 그의 노래와 일상을 보니 평생 꿈을 잃지 않고 살아온 노년의 아름다운 시간이 빛난다.
100세 넘어서까지 그림을 그렸던 세계적인 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1860년~1961년). 그도 일흔다섯,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해 꿈을 이루었다. ‘그랜마 모지스’란 닉네임으로 더 널리 알려진 그는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었고, 93세에는 <타임>지 표지 주인공이 되었으며, 100세 되던 생일에는 뉴욕시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을 선포할 정도로 미국인들이 사랑했던 화가다. 그림을 배워본 적 없는 그는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딸이 사다 준 그림 도구로 소일거리 삼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듯 그려낸 그의 그림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우연히 발견한 한 수집가 덕분이다. <농부 부인이 그린 그림>을 주제로 첫 전시회를 가진 이후 그는 화단과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작가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오로지 그림 그리는 일을 즐겼을 뿐, 자신에게 쏟아지는 인기에 마음 두지 않았다. 그가 남긴 그림은 1,600여 점. 100세 이후에 그린 그림만 250점이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다”는 모지스와 “늦은 때란 결코 없다”고 일러주는 알바레스. 인생의 끝을 더욱 빛나게 만든 이들이 주는 선물이 있다.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도전과 용기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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