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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 이매창, 쇠뿔바위봉, 내변산 탐방

부안은 산과 바다가 공존해서 무척 풍요로우며 힐링되는 우리 고장이다. 개인적으로는 교사로서 첫 근무를 부안에서 시작하며 추억이 많아 더욱 특별하다. 또한 내변산은 100대 명산에 도전하며 첫 스타트로 등반한 산행지라서 또한 의미가 크다. 

어수대 바위
어수대 바위/하송

부안의 대표적인 명산인 쇠뿔바위봉과 내변산을 탐방했다. 쇠뿔바위봉은 전북 부안군 하서면에 있다. <어수대 탐방로> 코스를 선택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자로 御水臺라는 글자가 뚜렷한 큰 바위가 반겼다. 아래에는 한글로 어수대라는 글자와 함께 ‘우리나라의 으뜸 물 부안댐 물 시작되는 곳’이라는 설명이 적혀있다. 부안댐 시작인 지점이라 맑고 청아한 물이 반짝이고 있었다.

매창시비
매창 시비/하송

오락가락하는 이슬비를 머금은 바위 모습이 눈물 흘리는 것처럼 보이는 어수대 바위 오른쪽에 매창의 시비가 보였다. 그 옛날에 매창이 이곳을 다녀갔다니!

 

  천년 옛절에 님은 간데없고

  어수대 빈터만 남아있네

  지난일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바람에 학이나 불러볼까나

                                -매창-

 

매창은 조선 선조때의 부안 기생으로서 황진희,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대표 여류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쇠뿔바위봉을 산행하며 매창의 시비를 만나다니! 뜻밖의 선물에 기쁨과 함께 어수대 코스로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쇠뿔바위봉 등산로는 부드러운 흙길과 완만한 암릉으로 조망이 뛰어난 능선 길로 이루어져있다. 전망대 역시 조망이 멋지며 힐링 산행 코스라 초보자도 무난하게 산행 가능하다. 빨리 걸었더니 정상까지 통상 3시간 거리인데 2시간 30분 걸렸다. 빗줄기가 굵어져 다음 주말에 부안 탐방을 이어 가기로 아쉬움을 달래며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매창 테마관
매창테마관/하송

일주일 뒤 주말에 또다시 찾은 부안, 제일 먼저 매창공원을 방문했다. 이른 오전 시간이라 조용했다. 매창공원은 매창 테마관, 부안문화원, 다목적 운동장, 놀이터, 매창·유희경 광장 등 복합 문화체육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줄 서 있는 매창의 시비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잘 단장된 매창의 묘를 비롯한 매창공원을 보며 부안군에 감사함이 우러났다. 매창 테마관은 매창의 일대기와 시와 관련된 인물과 배경을 알 수 있고 또한 매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도록 다양한 배경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매창 시 세계의 감동을 가슴에 안고 내변산을 향해 출발했다. 예전에 내소사 코스로 산행했기에 이번엔 코스를 달리했다. 국립공원 내변산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에 사자동-실상사-자연보호헌장탑-직소보-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 삼거리-관음봉(정상)-세봉-세봉 삼거리-세봉 삼거리 갈림길-가마터 삼거리-사자동을 거쳐 내변산 주차장으로 산행계획을 세웠다.

코로나 시기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일생일대의 큰 도전을 했었다. 2021년 8월 7일부터 2022년 7월 25일까지 우리나라 전국을 누비며 100대 명산을 완등했다. 첫 출발 지점인 내변산을 다시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전국으로 소문난 명소답게 넓은 내변산 주차장에 이미 차가 가득했다. 등산로 역시 가볍고 화사하게 입은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했다. 관음봉 배경의 직소보 전망대 포토존에 도착하니 행복한 미소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풍성하게 출렁이는 직소보 옆길을 걷는데 셀 수 없이 많은 물고기가 새까맣게 몰려있었다. 관광객 일행이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들이 먹던 과자를 던져주고 있었다. 과자있는 곳으로 이리저리 물고기가 이동을 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다, 사람들이 먹는 인스턴트 식품이 물고기들에게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다.

내변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직소폭포에 도착했다. 변산반도국립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는 변산 8경의 하나인 직소폭포는 높이 약 30m 정도이며 둥근 못으로 곧바로 물줄기가 떨어져서 직소라는 이름을 가졌다. 폭포를 중심으로 내소사·봉래구곡·중계계곡 등이 있어 일대가 울창한 나무와 암벽들로 심산유곡의 비경지대를 이룬다.

 

직소폭포를 지나니 눈에 띄게 사람 숫자가 줄었다. 정상에 가지 않고 내변산 주차장에서 직소폭포까지만 왔다 되돌아가던지, 내소사 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경상도 단체 관광객이 발아래로 보이는 서해안 조망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거리가 멀어도 가을에 또 오자고 말하며 내소사를 향해 내려갔다.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관음봉 정상
관음봉에서 본 정상, 저멀리 곰소 염전이 보인다./하송

정상인 관음봉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데크에 앉아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발아래 드넓게 펼쳐진 서해안을 보며 가슴이 뻥 뚫리는 체험을 하고 급히 일어섰다. 사람들에게 빨리 자리를 비켜주고 점심 식사는 조금 더 가서 하기로 했다. 

오른쪽으로 내소사가 멀리 보였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78호인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 혜구 스님이 창건했으며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600m 전나무 숲길이 장관이다.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길로도 유명하다. 

한참 가다 보니 큰 나무 아래 한적하고 넓은 곳이 나타나서 김밥을 먹으며 쉬었다. 시원한 바람과 살랑이는 나뭇잎과 청량한 새소리를 들으며 내변산에서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뒤에 긴 코스로 크게 돌며 환종주해서 내변산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산행 후, 휴게소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 꿀맛보다 달콤했다. 

 

차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며 격포항으로 향했다. 격포항은 옛날 수군 진이 설치되었던 곳으로 위도, 왕등도, 홍도 등 서해 섬과 연계된 해상교통의 중심지이다. 수산시장에 들러 싱싱한 회를 맛보고 채석강으로 향했다. 채석강은 중생대 백악기(약8천 700만년 전)에 퇴적된 퇴적암의 성층으로 바닷물의 침식에 의해 마치 수 만권의 책을 쌓아 올린 듯한 외층을 이루고 있으며 중국 시인 이태백이 즐겨 찾았던 채석강과 비슷해서 지어진 지명이다.

채석강 석양
 채석강에서 본 석양/하송

마침 썰물이어서 채석강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잠시 기다리니 격포항과 채석강에 노랗고 붉은 노을이 내려앉았다.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사진을 찍고 격포항으로 올라왔다. 격포항에 어둠이 내리니 흰 등대와 빨간 등대가 깜빡거리며 발아래 글씨와 함께 낭만이 뿜뿜 솟아나는 길로 변신했다. ‘격포의 노을은 소망을 이루어줍니다.’

보름달도 두둥실 격포항과 부안을 축복하듯이 비추었다. 모든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은 부안 탐방이었다. 부안의 대표적인 축제로 4월 개암동 벚꽃 축제, 5월에 부안 마실축제, 10월에 부안 노을축제와 곰소 젓갈 발효축제가 있다. 가을에 명산 등반과 함께 축제에 참여하길 추천한다. 산행이 힘들면 마실길과 연계해도 멋진 부안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하송 시인, 교사

하송
하송 시인, 교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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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내변산 #쇠뿔바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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