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학교복합시설 사업, 지역사회 새 활력소 되길

학교 공간에 체육·복지시설 등 설치
지자체와 협업, 학생·주민 공동 활용
침체된 지역공동체 활력 공간으로

image
                      김종표 논설위원

저출산·고령화 시대, 학교의 위기가 심각하다. 농어촌에서는 신입생이 아예 없는 학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도시의 옛 중심이었던 원도심 지역도 다르지 않다. 과거 거대·과밀학교로 ‘살 빼기’를 고심해야 했던 원도심 명문 학교들이 작은 학교로 전락해 통폐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도시 외곽으로 주거지역이 확산되면서 원도심은 가파른 쇠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학교의 위기가 지역공동체 붕괴를 앞당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학교와 상관없이 지역사회가 소멸위기를 맞았다. 이제 학교보다 지역공동체 붕괴를 더 걱정해야 할 판이다. 그래도 학교는 여전히 지역공동체의 중심 공간이다. 학교가 도시재생, 농어촌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교육청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학교-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인구절벽 시대, 학교를 지역 상생 발전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학교 유휴공간에 수영장과 공영주차장·도서관 등 교육·돌봄, 문화, 체육·복지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학생과 지역 주민이 공동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이 기재부와 교육부·문체부·복지부·국토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19년부터 ‘생활SOC 복합화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 지원을 받아 학교에 설치된 시설은 생활문화센터와 공영주차장, 공공도서관, 국민체육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많았다. 주로 신설 학교와 원도심 학교가 대상이 됐고, 폐교 공간에 복합시설을 설치한 곳도 있다. 

하지만 전북에서는 이 사업을 추진한 학교가 아직 한 곳도 없다. 다른 지역보다 학교와 지역공동체의 위기가 더 심각했지만 교육청도 지자체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서로를 신뢰하지 못한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업관계를 꺼렸던 것도 원인이다. 교육청과 지자체의 일시적 소통이 아닌, 지속적인 협력을 요구하는 사업인 까닭에 시설물 소유권과 관리·감독 책임 등을 놓고 벌어질 갈등을 미리 걱정했을 것이다.

지자체와 교육협치 체계를 구축한 전북교육청이 올해 들어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시·군 교육지원청과 지자체 관계자, 학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조만간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7월에는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희망 지역의 사업계획서를 받아 8월에 교육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매년 40개교, 총 200개교에 학교복합시설 설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인구감소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농어촌과 원도심 지역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은 지역사회 거점 공간인 학교에서 시작돼야 한다. 학교복합시설 사업이 해법이 될 수 있다.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든 원도심 학교에 학생과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공공시설을 설치해 침체된 지역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또 방치된 폐교 공간에 도서관·돌봄센터·체육관 등 교육시설과 주민 복지시설을 설치한다면 농어촌공동체에 새로운 활력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시설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과정에서 교육기관과 지자체의 상시 협력시스템 구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전북교육청과 지자체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추진하게 될 학교복합시설 사업이 쇠락하는 원도심과 농어촌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김종표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인공태양(핵융합)이 뭐길래..."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