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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청년은 지역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중력의 존재

남원 문화창업공간 나우원 청년들의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

청년(靑年)은 사전적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표준국어대사전). 생애주기로 보면 청년은 청소년기와 중년기 사이로서, 사회적인 독립 상태로 전환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청년세대를 연령으로 구분하면 ‘19세 이상 34세 이하’로 규정하는데, 이는 2020년 제정된 ‘청년기본법’에서 규정한 연령이다. 하지만 청년과 관련한 법률과 지자체의 조례에서는 자체적인 연령을 규정하여 전라북도는 만39세, 타 지역은 만 49세까지도 청년정책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인구 중 청년(19세-34세)인구는 2021년 기준으로 약 20%를 차지한다. 그중에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은 50%가 넘을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통계청).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에서는 청년인구가 적기 때문에 연령을 높여 정책지원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청년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시점에 지역사회는 청년들의 이탈로 인한 지역소멸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나타나고, 다양한 청년정책으로 지역의 청년을 정주시키거나 타 지역의 청년을 유입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2017년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여 청년실태조사를 비롯해 청년위원회를 구성하고, 2020년에는 ‘전북청년허브센터’개소를 계기로 전북청년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기초지자체까지 연결되어 여러 시군에서 청년활동이 지역민에게 환영 받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지역사회에서 청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청년들이 가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자유로움과 여유, 즐거움을 추구하는 창의적인 삶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둘째는 지역사회에 활력을 주고 경제적, 사회적 성장 동력으로서 작동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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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제1차 나우원페스티벌/사진제공=나우원플러스

청년이 움직이면 지역사회는 분명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남원시 구도심에 개소한 청년문화창업공간 ‘NOW-WON’은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문화구역을 형성해가고 있어 변화의 조짐이 시작되었다. 이 공간은 남원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인 ‘빌드업 프로젝트’로 선발된 4명의 청년이 창업하여 입주한 곳이다. 이들은 나우원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지금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협업하면서 청년문화놀이터를 만드는데 한창이다. 2022년 3월 개소한 나우원의 청년 창업팀은 도킹스페이스(영화관), 추냔이네(굿즈샵), 고샅(카페), 레드브릭스(영상촬영)이다. 4개의 창업팀은 석 달간의 교육과 1년 동안의 시간을 투자하여 버려진 폐가, 폐업한 박물관을 리모델링하여 남원시에 새로운 청년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시작하였다. 청년들은 창업공간이 위치한 곳이 구도심이기 때문에 주변상권을 활성화시키면서 자신들의 문화창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으로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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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제2회 나우원페스티벌 공연/사진제공=나우원플러스)

특히, 나우원의 청년들은 영화영상, 디자인, 영상제작 등 각자의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창업을 했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함께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획력과 운영 노하우 등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도킹스페이스는 예술영화와 독립영화를 볼 수 있고 영화서적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서점도 함께 운영하며 촬영과 편집교육까지 활동하면서 영화를 매개로 거점역할을 한다. 추냔이네는 춘향이를 모티브로 친근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를 제작하고 각종 시각디자인을 하면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한다. 또한 지역작가의 작품을 위탁판매하면서 지역사회 상생을 염두에 두고 활동하고 있다. 고샅은 한옥건물을 그대로 살린 한옥형 카페로 기억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 낸 공간이다. 레드브릭스는 붉은 벽돌이라는 의미처럼 작은 벽돌을 쌓아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 영상과 음악을 활용한 뮤직비디오와 홍보영상을 제작하고 미디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4명의 청년들은 각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공간을 운영하면서 ‘따로 또 같이’ 지역활성화를 위해 청년문화구역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나우원 앞마당에서 펼친 자체적인 페스티벌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협력과 지원이 덧붙여져 2022년 봄(4월), 여름(7월), 가을(10월)에 걸쳐 3회의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제1회 페스티벌에서는 남원수제맥주를 만드는 ‘비즌’과 영화를 결합하고 추냔이네에서 위탁판매하는 지역 내 공방들과 시민들이 함께 운영한 플리마켓이 이루어졌다. 제2회 페스티벌은 ‘남원시 청년협의체’와 콜라보로 문화부스를 운영하고, 저녁에는 레드브릭스가 운영하는 ‘남원시랩연구회’와 유명 랩퍼의 공연, 도킹스페이스의 야외무대 영화상영으로 지역민이 함께하는 축제로 확장되었다. 제3회 페스티벌은 ‘남원도시재생지원센터’와 함께 기획한 문화한마당 행사가 이루어졌고, ‘놀자lab’단체의 리얼월드 어플을 이용한 야외형 방탈출 게임을 결합하면서 남원시 구도심에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올해는 지역주민과 좀 더 가깝게 연결하고 접점을 넓히기 위해 6월부터 매달마다 포트럭(potluck)파티와 공연을 준비하여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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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포트럭파티와 공연./사진제공=나우원플러스

나우원의 문화창업 청년들은 2023년 전북형 청년마을만들기에 선정되어 올해의 활동이 더욱 기대가 된다. 이들의 주요 컨셉은 ‘원(○-won)해!! (#남원에서 해봐 #남원에서 원하는 게 뭐야 #구역(원)을 만들자)’이다. 앞으로의 활동은 청년들이 창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공간을 구성하는 것, 그리고 남원에서 생산되는 상품들을 청년의 감각으로 리패키징(repackaging)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직접 문화기획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 남원’이라는 주제로 전문가 멘토그룹과 제품기획,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10월에는 ‘청년영화제’를 개최하여 현재의 청년문제를 청년의 시각으로 공론화하겠다는 목표로 기획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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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포트럭파티와 공연/사진제공=나우원플러스

이제 지역사회의 울타리 안에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청년들의 창의적인 새로운 시도가 조금은 낯설고 부족하더라도 관심과 참여, 애정을 쏟는 일이다. 청년들이 갖고 있는 원동력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하더라도 청년들은 어떤 지원보다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우리가 함께한다면 청년들을 통해 지역사회에 사람이 모이는 중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구혜경
구혜경 전북문화관광재단 기획정책팀장

구혜경 (전북문화관광재단 기획정책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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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문화창업공간 나우원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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