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찬 노래를 부르며 세상 밖으로 홀로 나왔다.
가족이란 울타리 속에서 사랑받고 세상이 무엇인지 모르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 어느 날 수많은 경쟁을 하면서 넓은 세상으로 나왔다.
상처와 오해와 비난 속에서 우리의 삶이 무척 힘들고 지쳐 때론 자살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포기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덮어주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안 될까?
오랜 해외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타인 인격을 존중하는 것을 배웠다.
남이 잘하면 아낌없는 박수와 함께 칭찬해 준다.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좋은 습관은 어릴 때부터 칭찬 속에서 자라서일까? 자존심도 강하고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강하다.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필자는 미술에 대하여 필요한 것을 배우는데 게으르지 않았다.
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는 한마디씩 던지는 전공 하였느냐는 질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었다. 필자는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뒤 쳐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노력하여 책을 읽고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찾아 활용한다. 필자는 상처를 극복하기 위하여 '예술인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끝없이 노력해 왔다. 또한 많은 작가를 만나며 기자로서 SNS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작품의 색깔과 살아온 삶의 냄새가 느껴진다. 어려운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순간을 잘 극복한 작가의 내면에서 우러나온 작품 세계는 겸손과 행복이 성공한 작가를 대변해 주는 듯하다.
필자는 학연, 지연, 혈연 때문에 예술 분야가 많이 부패하여 있어 서글프다, 가끔은 재벌 작가도 있지만 가난한 작가들도 많고, 요즘은 특히 전공한 30~40대에 대가가 되어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다. 또한 대부분 삶의 현장에서 물러난 백발이 된 늦깎이 작가들의 노련한 삶이 묻어나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며 어렵고 힘들게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고 슬픈 현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꿈을 갖고 열심히 준비하여 공모전에 출품을 하였는데 인맥이 없어 떨어졌다는 출품자의 말을 들을 때마다, 새싹이 자라기도 전에 짓밟혀버리면 저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상처를 받아 꿈을 접어버리는 안타까운 작가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가슴이 답답하다.
필자는 아직도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여건으로 좋은 대학에서 공부는 하지 못하지만 필요한 자료나 정보는 온라인으로 혼자 터득하며 열심히 노력한다. 우리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학연, 지연, 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국인들은 어려서부터 훈련을 그렇게 받아서인지 자존심이 강하고 남이 부족하면 서로 인정하고 채워주는 아름다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맨하튼 미술박물관을 방문하다 보면 유치원생이 끄적거린 것 같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며 칭찬해 주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볼 때가 종종 있었다.
저들의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작가들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평가받는 세상, 다시 말하면, 작가의 표현하고자 하는 있는 그대로의 작품으로 인정받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예술인들 역시 작가들의 작품을 볼 때에 작가의 내면세계를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인정해 주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김종숙 작가
△김종숙 작가는 재경 남원문학협회 이사이며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대외협력위원회 위원장․아트코리아방송 뉴욕뉴저지 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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