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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고려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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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인물 중 한명은 단연 홍범도 장군일 것이다. 육사에 있는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새삼 홍범도 장군은 최대 관심사였다.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에 가면  ‘홍범도 공원’(다모아어린이공원)이 있다. 이곳에 있는 흉상은 1.4m 높이로 장군이 묻혔던 카자흐스탄 홍범도 공원의 흉상을 본 떠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8월15일 광산구와 월곡동에 사는 고려인 주민들은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봉환된 1주년을 기념해 흉상을 세웠다.

홍범도 장군은 강제이주됐던 고려인들에게는 자부심과 정체성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월곡동은 중앙아시아에서 흩어져 살다 고국으로 이주해 온 고려인 동포 7000여명이 모여 사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려인 마을’이다. 고려인(高麗人)은 옛 소련이 붕괴된 후 그 일대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의미하는데 대략 50만 명이나 된다. 조선족(250여만 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새삼 고려인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런데 타 시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구감소 해법을 고려인 동포에서 찾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충북 제천이다. 제천시는 인구 절벽을 막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냈는데 바로 '고려인 재외동포' 유치다. 법무부의 지역특화형 비자 특별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제천시는 중앙아에 살고 있는 50만 고려인들을 제천시민으로 데려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전북에서도 고려인마을을 유치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윤수봉 전북도의원(완주)은 지난 9월 제403회 임시회 5분자유발언을 통해서 지적했다. 충남도의 경우 10년 전까지만 해도 462명에 불과하던 고려인이 올해는 1만 650명이 살고 있고, 경북은 3792명이, 충북에는 5221명, 경남에는 4690명이 각각 거주하고 있는데 도내 고려인은 286명에 불과해 전국 시도중 최하위라는 거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산재한 고려인마을은 경기도 7곳, 충남 4곳, 충북 2곳 등 총 22개소에 이르고 있으나 전북에는 단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고려인마을을 만들고 각종 교육, 지원책을 적극 추진해야만 한다. 며칠 전 임영상 한국외대 명예교수가 '한국에서 고려인마을을 찾다'(북코리아)라는 탐방기를 냈다. 장장 2년 4개월에 걸쳐 '아시아엔'에 기고한 탐방기를 묶은 소책자인데 기존 고려인 마을 25곳은 물론 인구 소멸 대응책으로 고려인 이주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 영천, 전북 김제, 충북 제천시에 관한 내용도 담았다. 지난 20년간 재외동포 사회를 연구해온 임 교수는 특히 제천시가 '고려인의 고향'으로 거듭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을 수행 중인 지방 중소도시들이 제천시 사례를 참고해 외국인 우수인재 전형(유형1)뿐 아니라, 동포 당사자와 가족들 모두에게 일할 수 있는 비자를 제공하는 '유형2'에도 관심을 갖고 각 지역 여건에 맞는 유치·초청 사업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전북엔 언제쯤 고려인 마을이 만들어질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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