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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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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덥다. 장마는 지난달 27일 공식 종료됐지만, 장마 끝에 시작된 본격적인 폭염 탓이다.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짧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 집중호우나 국지성 호우로 강수량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지구 환경 변화로 이어지는 날씨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해마다 찾아오는 장마도 변화무쌍하다. 최근 3~4년 동안의 상황은 더 그렇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54일 동안 비가 내렸다. 역대 최장 장마 기간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6월 중하순에 찾아오는 장마 기간을 훨씬 지난 7월 초에 장마가 시작되더니 겨우 보름 정도 비가 내렸다. 그래서 그해 장마는 마른장마가 됐다. 2023년에는 남부 지방에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역대 강수량 1위를 기록했다. 물론 피해도 컸다.

모두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결과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위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우와 홍수 피해는 그 결과물이다.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재나과도 같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태도와 방식이다.

환경부가 지난달 4대강 유역에 14개 댐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기후대응댐으로 명명된 대규모 토목 공사다. 건설 후보지는 낙동강 권역 6, 한강 권역 4, 영산·섬진강 권역 3, 금강 권역 1곳이다.

들여다보니 건설계획은 거창하나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다. 댐을 건설하면 기후대응 효과가 어떤지, 건설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실하다. ‘댐별로 한 번에 80~220mm의 비가 오더라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부가 내놓은 기후대응댐 효과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비판이 더 거세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돌아보면 이명박 정부 때 이루어졌던 4대강 사업도 가뭄과 홍수를 예방한다며 기후위기 대처를 앞세웠다. 16개 보를 만들고 강바닥 퇴적토를 퍼내는 이 사업에 쓴 예산은 23조 원이 넘는다. 효과는 있었을까. 2018년 이루어진 감사원 조사는 홍수에 제대로 기능할 수 없는 구조로 홍수에 사실상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이 오염됐다는 평가도 더해졌다.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니 4대강 사업에 대한 최종 평가는 유예지만 긍정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환경부의 기후대응댐건설 계획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대착오적 대응’, ‘기후위기 대처가 아닌 기후 문맹이란 비판도 거세다. 기후위기에 대응한다며 오히려 위기를 부추기는 듯한  이 형국이 안타깝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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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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