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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한국어 배워 봉사활동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 '2024년 2분기 으뜸자원봉사자' 선정
학업 병행하며 전주출입국사무소 민원 안내 봉사활동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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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민원 안내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시장 표창을 받은 장천씨. 사진=본인제공

"제가 배운 것을 활용해 남을 도와주는 일은 당연하고 감사한 일이죠. 전주에 살면서 그 마음으로 한국을 사랑하게 됐어요."

전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지난 2019년부터 종합민원실 민원 안내 봉사활동을 해온 장천 씨(34·여)는 중국인으로, 14년째 전주에 살고 있다. 그는 최근 전주시자원봉사센터 ‘2024년 2분기 으뜸자원봉사자’로 선정돼 시장 표창을 받았다.

봉사활동은 월별 시간표를 만들어 참여하고 있는데, 주로 출입국사무소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와 접수방법을 안내함으로써 효율적인 민원 처리를 돕고 있다. 

그에게 꾸준히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제가 받은 도움을 돌려드리고 싶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무살, 교환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처음 왔던 장천 씨는 지갑을 잃어버려 다급한 마음으로 전주출입국사무소를 찾았다. 

한국어도 문화도 모든 것이 낯선 그에게 친절히 안내해준 사람은 같은 중국인이었다.

"제가 한국에 온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았고 현금과 외국인등록증을 한꺼번에 분실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당시 출입국사무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국인 언니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던 기억이 나요. 나도 기회가 된다면 여기에 와서 봉사하고 싶다고 결심했죠. 내가 좋아하는 한국어를 배워서 나처럼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을 도와준다니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일이잖아요."

사실 처음 한국에 관심을 가진 건 '한류' 덕분이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출장길에 사왔던 한국음료병에서 한글을 처음 접했고, 드라마 '겨울연가'를 보면서 한국 문화에 흠뻑 매료됐다. 

장천 씨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한국어 공부하고 싶다'고 제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더니 '원하는 대로 후회없이 하라'며 지지해주셨다"며 "한국어 전공이 있는 대학을 선택했고,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주대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전북대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친 그는 전주에서 미래를 함께 할 배우자를 만나고 매일 행복을 마주하고 있다. 

"저는 왠지 모르게 내가 '전주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해요. 프로축구를 보러가면 전북현대팀을 응원하게 되고요. 건지산이나 한옥마을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요. 전주에서는 남들과 같이 바쁘게 서두르지 않아도 천천히 삶의 속도를 정할 수 있어요."

전주에서 다문화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장천 씨.

그는 "그 나라에서 잘 살고 싶으면 우선 그 나라의 사람을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며 "앞으로도 제가 사랑하는 한국, 그리고 전주를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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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자원봉사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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