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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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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지난 2분기 국내 가계신용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크게 증가하였으며 2023년 말 1885조 4000억 원을 기록하였다가 부동산 침체 및 정부의 정책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가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대출금리가 하락하는 등 가계신용이 재차 상승하여 지난 2분기 말 1896조 2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여신 전문기관 및 판매회사 등의 신용거래)을 더한 것으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보여주는 지표다. 

경제학적으로 가계부채는 유동성 제약을 완화시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출이 없다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금자산 안에서 소비를 결정하여야 하지만 대출이 있다면 미래소득을 전제로 현재 소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생애주기-항상소득가설(LC-PIH, Life Cycle-Permanent Income Hypothesis)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경제주체의 유동성 제약을 완화하여 소비를 평탄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의 소비를 증가시킴으로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이론과는 달리 가계부채의 총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가계 실질 소득을 감소시킴으로서 민간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가계부채의 적정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1분기 98.9%(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 주요 국가인 영국(78.1%), 미국(71.8%), 중국(63.7%), 일본(63%), 유로지역(53.0%) 등은 우리나라보다 비율이 낮으며 조사 대상국 평균이 61.1%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매우 높음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통상 학계에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의 임계점을 80%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이상일 경우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부채는 경제규모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으며 이는 국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부동산 및 자영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1%이며 2분기 가계신용 증가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가계대출은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을 기준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국내 자영업자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등의 구조적 특징과 맞물려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국내 가계대출이 총량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이런 가계대출이 부동산시장 및 자영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연쇄적인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스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적용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실증적인 공급 확대 전략과 한계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지원 대책,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경착륙할 수 있도록 디레버리징 전략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남진 원광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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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진 #가계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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