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닷새동안 이어진 연휴 동안 도민들은 성묘를 하고 국내외 여행을 다녀 오는 등 긴 휴식을 취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폭염이 계속되는 한 여름 날씨였다. 추(秋)석이 아니라 하(夏)석이라 불러야 할 정도였다. 한가위에 열대야가 나타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그 만큼 기후 위기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올해 추석 연휴는 고물가와 의료대란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반면 조금씩 활기를 찾는 전북 정치권에 대한 기대가 컸다. 우선 올 추석은 바닥 경기가 나쁜데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크게 올랐다. 사과 배 등 과일값은 어느 정도 통제가 되었지만 채소값은 천정부지였다. 무 한 개에 4000원, 배추 한 포기에 1만원까지 올라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했다. 염려했던 응급실 붕괴사태는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지만 길거리에 “추석 때 아프지 마세요”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고 국민들은 건강을 스스로 챙겨야 하는 명절이었다. 의정 갈등이 7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정부는 땜질식 처방만 내놓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에 제안한 여야의정협의체도 불발돼 더욱 그러하다.
그래도 도민들이 희망인 것은 점차 살아나는 전북의 정치력에 대한 기대다. 지난 4월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중진 의원들이 다수 당선되면서 무기력했던 21대 국회에 비해 다소 활력을 띠고 있어 고무적이다. 대정부 질문이나 상임위 활동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들이 원팀이 되어 과연 전북몫을 얼마나 찾아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2025년 국가예산을 챙기고 전북 홀대의 상징인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부터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예산은 지난해 9개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줄어드는 불이익을 당했다. 이에 앞서 전북은 지난해 8월 열린 새만금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파행으로 예산과 각종 사업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올해는 지난 해 깎인 국가예산까지 찾아올 수 있도록 고군분투해 주길 기대한다. 추석 이후 전북정치권은 그동안 추락한 경제력을 회복하고 자긍심을 살려 도민들이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도록 한층 더 분발해줬으면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