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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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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기 한국 공공정책신문 칼럼 필진·행정학박사

무슨 일을 하든 첫 출발이 좋아야 한다. 그렇다. 정책에 대한 부지 조성 사업도 향후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고 위치와 주위 환경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간 춘향골 우리 지역 도시 정책 결정은 어떠했는가? 과연 민선 지방자치 시대 이후 우리 지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난 일이지만, 광치동 서남대 첫 입지 조성 때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워 종합적인 검토가 되었다면 현재 서남대 폐교와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애초에 제일고 인근이나 시내 인접권에 위치하였다면 학생들의 생활권도 보호할 수 있고, 시내 상권과도 연계되어 학교 활성화가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 이도 저도 아닌 곳에 위치가 정해져 버렸고 이후 학교 재단 문제, 지역 정치권의 안일한 대처 등으로 학교는 폐교 상황까지 와버린 것이다. 엄밀히 보면 무엇보다 학교는 학생들의 입학 수요가 있어야 운영되는 법이다. 당시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 숙박 시설 등이 시내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보니 학생들의 입학이 기피되었다. 즉, 정주 여건이 매우 안 된 것이다.

둘째, 사매 산업단지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산업단지는 사업주나 거주자들의 주거, 자녀 교육, 생활 편의성 등이 매우 떨어지다 보니 아직도 입주 자체가 요원한 것이다. 물론 물류비용이나 사업지 평가를 별개로 치더라도 말이다. 요즘 산업단지 조성은 이왕이면 도심지 인근에 위치시키고 각종 생활 시설, 편의시설, 주거시설, 교육 시설 등을 두루 갖춘다. 그렇게 한다 해도 산업단지 분양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간 우리 지역은 정책 편의성, 수요자 위주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안일한 생각 등이 지역 발전을 요원하게 만드는 정책 실패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따라서 지금의 전북대 글로컬 캠퍼스(서남대 부지)나 운봉의 5000여 세대 은퇴자 마을 사업도 주위 열악한 환경 문제로 인해 반복된 결과가 되지 않나 우려된다는 것이다. 인근 곡성 강빛 마을 대규모 조성 사업도 은퇴자를 위한 필수적인 정주 여건 미비로 이미 황폐해져 버렸다. 바로 은퇴자도 사람인지라 생활의 편의성과 가까운 병원 등을 갖춘 정주 여건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무심코 만든 정책은 인풋(in put)만 있고 아웃풋(out put) 없는 정책 결과로 이어져 지역 상권 몰락, 교육 수준 하락, 인구 감소 등의 고통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지역 정책 사업은 해당 사업만이 아닌 주민 경제와 밀접한 호환성을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해당 도시와의 상호 발전성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지역 역시 인구 소멸을 피할 수 없다면 가능한 도심 중심 정책과 병행해야 한다. 외곽지 시설물은 갈수록 사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남원이 살기 좋은 도시 3위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현재 지역민이 이를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럴수록 과도한 언론 홍보보다는 지역민의 삶에 와닿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이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잘 뀌어야 좋은 결과도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다.

오철기 한국 공공정책신문 칼럼 필진·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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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폐교 #입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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