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량 많은 도로 마모로 반사성능 급격히 저하…재도색 필요
전문가 "자동차, 일정 기준 이상 차선 인지도·시인성 확보해야"
 
   우천시 사라지는 차선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도로는 늦은 퇴근을 하려는 차량으로 붐볐다. 도로의 표면은 비로 인해 젖어있는 상황이었다. 도로 일부 구간에는 물이 고여 차선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수의 차량이 차선을 이탈해서 주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옆 차선의 차량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러한 차선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표했다.
조모(60대·여) 씨는 “야간에 비까지 오면 차선이 아예 보이지 않는 도로가 꽤 있다”며 “가끔 차선을 제대로 맞게 달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모(20대) 씨도 “길도 미끄러운데 차선도 잘 보이지 않으니 운전할 때 불안하다”며 “야광 도료 페인팅 같은 대책이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차선도색 상태와 관련해 전주시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해 416건, 올해는 350건에 달했다.
경찰청의 노면표시 설치·관리 업무편람에 따르면 노면표시는 주간·야간이나 기상 상태, 조명 여부 등에 관계없이 운전자와 보행자가 쉽게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도로 차선도색 시 사용하는 도료와 도료용 유리알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반사 성능과 우천 시 시인성을 확보해야 한다.
현행 KS규격은 도료를 성상과 시공방법의 차이에 따라 5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그중 노면표시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은 2종, 4종, 5종으로, 현재 전주시는 4종 도료를 사용 중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반사 성능이 가장 높은 5종 도료는 건조 시간이 길고 단가가 높아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도로관리사업소는 도로 공사 시 차선의 반사 성능 등을 검사해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준공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량이 많은 도로 구간은 마모가 빨라 반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원래 주기보다 빠르게 재도색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차량 등록 대수 증가로 통행량이 늘면서 이런 상태의 도로가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5년 6월 82만여 대에서 올해 6월 100만 대로 늘었다.
이렇듯 차선 재도색 주기는 과거보다 더욱 짧아졌으나 시설 보수 예산은 오히려 감축됐다.
지난 2015년, 2016년 20억 원 수준이던 전주시의 차선도색 관련 예산은 지난해와 올해 10억 원으로 줄어, 늘어나는 차선 재도색 수요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는 도로 차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드라이브 어시스트 기능 등으로 인해 차선의 시인성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또한 단기간 집중적인 비가 내릴 때도 많아 차선 관리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동차는 일정 기준 이상의 차선 인지도와 시인성이 필수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며 “안전을 위해 도로 차선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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