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위병기의 화룡점검] 지방선거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

정계 실력자 공천관여 여부 주목
선거때마다 모종의 힘 종종 작용
당심, 민심 등에 업어야 최종 승리

image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 손’ 논쟁이 일고 있다. 공정한 경쟁의 룰과 무관하게 중앙 정계의 최고 실력자가 공천을 좌우할 거라는 거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그게 바로 임명장이 되는 전북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냥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과거 전북지사 선거전의 역사가 그것을 웅변한다. 1995년 첫 민선단체장 선거때 민주당 계열의 중앙당 사무총장과 도당위원장을 지냈던 최락도가 유력해 보였고, 유신 시절 실미도 사건을 국회에서 언급해 고문까지 받았던 강근호 전 의원도 다크호스로 여겨졌으나 경선 결과는 지역에 아무런 기반이 없던 무명의 유종근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이었다. 소위 김심(김대중의 의중)을 등에 업은 그를 동교동계에서 확실하게 밀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3년뒤 현직의 유종근 지사가 재선가도에 나섰을 때는 경선도 없이 후보로 추대됐고 최종 무투표 당선됐다. 현직 대통령이던 DJ가 “전북에서는 유종근 지사가 잘하고 있죠”라고 한마디 하자 지사를 꿈꾸던 후보군들은 모두 말한마디 못한채 출마를 포기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 3김시대의 대표적인 한 단면이다. 유 지사가 물러난뒤 2002년 지방선거때는 특별히 중앙당의 입김이 없이 완전 자유경선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직이던 강현욱, 정세균 의원이 격돌했는데 강 의원이 신승했다. 2006년엔 강현욱 당시 지사와 김완주 전주시장이 맞대결했는데 강 지사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시장이 바통을 이어받는 것으로 귀결됐다. 김완주 지사가 재선가도에 나섰던 2010년엔 강봉균 의원이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당 수뇌부의 종용에 의해 뜻을 접어야만 했다. 2014년과 2018년엔 송하진 후보가 강봉균, 김춘진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하면서 재선가도를 달리게 된다. 이때도 역시 지역 정치권의 합종연횡은 있었으나 중앙 정치권의 실력자가 특정인을 낙점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지방선거때 송 지사는 3선가도를 노렸으나 중앙당 실력자는 물론, 지사 선거 후보군들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컷오프 돼 링에도 서보지 못한채 분루를 삼켜야 했다. 재선이던 안호영, 김윤덕 의원이 손을 맞잡으면서 당연히 둘중 한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상당 기간 현실정치를 떠나 당내 기반이 취약했던 김관영 전 의원이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면 내년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어떻게 될까. 한편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을 거론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또 한편에선 정심(정청래 대표의 의중)이 회자된다. 3김시대와 달리 빅브라더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이때 과연 전북지사 경선은 중앙당 실력자에 의해 결정될까, 아니면 전북 당원들과 민심에 의해 결정될까. 분명한 것은 조작된 민심이 아닌 저변의 민심을 얻는 자가 최종 승리한다는 거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모든 과정과 절차는 경선 결과가 나온뒤 복기를 해보면 다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의 악수가 훗날 기가막힌 묘수가 되기도 하고, 현 상황에서 볼때 회심의 일타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될 수도 있다. 결과가 과정을 합리화 시킨다는게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다. 지사가 된 것이 결국 독이 되기도 하고, 떨어진 것이 더 좋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는 가 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경제일반전주상의

경제일반홈플러스 노조, 철야농성 재개…"지금이 골든타임"

경제일반전세사기 피해자 누적 3만4천481명…인정비율 63.7%

정치일반'역대급' SKT 개인정보 유출에도 30만원…배상 기준 논란

사회최근 5년간 서해해경 관내 밀입국 40명…군산해경, 밀입국 대응 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