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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시민연극제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하형래 극단 새로고침 프로듀서

공연이 끝나고 객석의 조명이 켜진다. 잠시 후 심사위원의 평가가 이어지고 결과가 발표된다. 대상, 우수상, 연기상. 익숙한 장면이다. 그러나 이 순간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잘했다’고 말하고 있는가.

현재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국 단위 시민연극제는 ‘대한민국 시민연극제’다. 이 외에도 광역과 기초 단위에서 수많은 시민연극제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양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다. 연기력, 연출력, 무대미술과 같은 결과 중심의 기준으로 심사가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전문연극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평가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시민연극은 과정 중심의 예술이지만, 우리의 평가는 여전히 결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 두 구조가 만나는 순간 시민연극은 자연스럽게 경쟁의 틀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참여자들은 서로를 비교하게 되고, ‘잘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는다. 즐거움에서 시작된 활동이 점차 성과를 향해 이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대한민국 시민연극제’에 참석하며 시상식에서 마주한 장면들을 떠올리면,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모습도 분명 존재한다. 상을 받은 시민 배우들은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뿌듯함을 이야기하며,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상을 받지 못한 이들 역시 아쉬움 속에서 다음에는 꼭 본인도 받고 싶다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또 하나의 동기가 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하나의 비교가 가능하다. 생활체육은 지역 대회와 전국 대회를 통해 실력이 뛰어난 참여자를 선발하고, 일부는 전문 선수로 성장하기도 한다. 생활체육의 본질은 참여와 건강에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엘리트 체육과 연결되는 구조를 일부 가지고 있다. 시민예술의 평가와 경쟁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을까.

시민연극에서 더 큰 가치는 함께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갔는가에 있다. 누군가는 처음으로 무대에 서고,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다. 어떤 팀은 오랜 시간 함께 연습하며 관계를 쌓고, 또 어떤 팀은 지역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린다. 이러한 경험은 점수로 환산되기 어렵지만, 시민연극의 본질에 더 가까운 가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 가치를 바라볼 수 있을까. 시민연극제의 평가는 결과의 완성도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 그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참여의 방식까지 함께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참여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창작 과정에 참여했는지, 공동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안에서 어떤 경험과 변화가 있었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 자체뿐 아니라 연습 과정과 기록, 참여자들의 이야기 역시 평가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순위를 가리기 위한 점수 중심 평가를 넘어, 각 팀이 만들어 낸 경험과 과정의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도 필요하다. 기존의 대상, 연기상과 같은 결과 중심 시상은 유지하되 그 비중을 줄이고, 협업상, 이야기상, 변화상과 같이 시민예술의 가치를 반영하는 평가 방식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시민연극제는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

시민연극의 가치는 누가 더 잘했는가가 아니라, 함께 무엇을 경험했는가에 있다.

그 답을 찾는 일은 결국, 우리가 시민연극의 본질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하는가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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