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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관념유희(觀念遊戱)
정책의 관념유희(觀念遊戱)
  • 전택수
  • 승인 2018.11.12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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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하현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많은 학자들이 인류 문명의 진화에 있어 언어와 문자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이야기한다. 구텐베르크의 서양 최초 금속활자 발명이 그 중의 하나로 인류의 지식이 담겨있는 책을 대량 복제하면서 지식의 공유, 지식의 대중화를 자아냈다. 이제는 구텐베르크의 이야기를 과거의 이슈로 만들어버린 디지털시대가 도래하여 우리 생활 문화의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그 변화의 결과물 중에 ‘신조어’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의사소통에 있어 자주 사용되는 새로운 단어들이 생겨난 것인데 대부분 줄임말의 형태이거나 두개의 단어가 합성되어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기도 한다.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이 자신의 공약에 전달력을 실어주기 위하여 함축된 의미의 구호를 만들어 낸다. 그것이 대중의 요구(NEEDS)에 부합하게 되면 SNS를 통하여 확산 되고 언론들이 수없이 반복하면서 또 하나의 신조어(?)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자면 ‘골목상권’이라는 단어가 그중의 하나이다. 얼핏 들어보면 그럴싸한 단어의 조합이다. 그러나 차근히 생각해보면 경제정책을 표현하는 적절한 단어인지 의문이 든다. 골목과 상권이라는 두 단어는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골목은 말 그대로 주민들의 통행을 위한 도(道)를 의미하고 상권은 상점들이 밀집하여 도시의 상업 유통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으로써 효율적인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골목에 상권이 있다고? 골목마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점포들은 다수가 있다. 그렇다면 ‘골목점포’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최근 들어 ‘골목상권보호’라는 구호가 자주 회자된다. 여기서 필자는 그 골목의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골목의 상점을 보호한다는 것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신조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다. 얼핏 들으면 소득도 늘고 국가경제 성장도 이루어 내는 아주 긍정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그러나 필자가 현실을 직시하며 고찰해 보면 미사여구에 가깝다. 단편적으로는 ’소득이 주도하는 성장‘인지 ’소득을 주도하는 성장‘인지 조사를 ’이‘로 하는가 아니면 ’을‘로 하는가에 따라 전체적인 의미는 확연히 달라진다. 경제 정책 당국의 기조는 소득이 오르면 내수가 좋아져 성장이 따라온다는 논리를 주장한다. 그 일환으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이행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그냥 ’저소득 근로자들의 월급을 약 8만원 정도 올려주자‘라고 하면 될 것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 구호로 대단한 경제학적이고 정책적인 준비가 있는 것처럼 보여 국민들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민들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지한 것은 시급 1만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호황이 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시급을 올려주면 국가가 성장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였던 것은 아니었다. 소득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국민들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노동을 통해서 발생한다. 다소 진부할 런지는 몰라도 ‘남보다 근면해야 성공 한다‘라는 ’일한만큼 벌어간다‘라는 노동의 순수한 가치를 품은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면 아니 된다. 적어도 경제정책의 메시지에는 관념유희(觀念遊戱)가 담겨서는 안 된다. 현실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론에 빠져 실책을 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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