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전통시장 내에 위치한‘개미상회’가‘백년가게’로 선정돼 얼마 전 현판식을 가졌다. 야채와 과일 등을 판매하는 이 가게는 올해로 33년째 한우물을 파왔다. 충분한 냉동냉장창고를 둬 신선한 상품을 제공하고, 아들이 대를 이어 지속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백년가게’로 선정된 곳이 전국에 48개가 있으며, 전북에서는 전주의‘늘채움’과‘탑외국어’, 정읍의 제일스포츠와 정읍낚시 등 4개가 더 있다.
중소기업벤처부가 올 시작한‘백년가게’사업은 30년 이상 우수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홍보·마케팅·금융 등을 지원해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성공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자영업 현실은 100년은커녕 몇 년도 버티기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5년 간 전북도내 자영업자 13만552명이 문을 닫았다. 지난해만 2만7640명이 폐업했다. 도내 전체 자영업자 21만1773명의 10%가 넘는다. 자영업의 위기가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자영업자 83만7714명이 문을 닫았다. 1년간 개업 대비 폐업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자영업 붕괴론이 결코 엄살이 아님을 보여준다.
자영업의 위기 진단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높은 자영업자 비중과 과당경쟁, 온라인 쇼핑의 득세, 프랜차이즈 수수료 부담 등으로 다산다사의 악순환을 겪어왔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심리적 부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자영업의 붕괴는 자영업자 개인을 넘어 지역경제에 직접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자영업자 폐업이 늘면서 당장 빈 상가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3분기 전북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9.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굳이 통계 수치가 아니더라도 전주시내만 둘러봐도 건물 사무실을 임대하겠다는 곳이 수두룩하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한옥마을, 대학로 등 도내 핵심 상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억대의 권리금을 받았던 곳에서 권리금 없이 임대한다고 해도 임자를 찾지 못한단다. 자영업의 구조조정 과정으로만 편하게 볼 일이 아니다. 자영업자의 연착륙과 재도약을 지원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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