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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분산
여름휴가 분산
  • 박인환
  • 승인 2020.07.06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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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논설고문

피서나 휴가를 의미하는 프랑스어인 ‘바캉스(Vacance)’는 ‘비우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다’ 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바카티(Vacatio)’라는 말을 어원으로 한다. 프랑스인들은 1개월 바캉스를 즐기기 위해 나머지 11개월을 열심히 일 할 정도로 1년 동안의 생활리듬을 휴가에 맞춘다.

우리의 그동안의 휴가문화는 특정 시기와 특정 지역에 휴가객들이 몰린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경영자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근로자 71%가 7월말∼ 8월초(7말8초)에 여름 휴가를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1년중 가장 더운 때이니까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피서객이 일시에 특정지역으로 몰리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피서지로 가는 길은 막히고, 숙소 예약도 하늘의 별 따기다. 피서지에서의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린다. 힐링과 심신 재충전이 돼야 할 여름휴가가 교통체증과 북새통을 견뎌야 하는 고행의 연속이 된다. ‘여름휴가 후유증’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여름휴가가 7말8초에 몰리는 이유는 무더위가 절정인 시즌인 요인 이외에 각급 학교 방학과 학원 휴원이 겹친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자녀와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 때에 맞춰 휴가를 잡는다. 또 대기업들은 이 기간에 일제히 공장 가동을 멈추고 근로자들이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 공장의 경우 가동을 안하면 부품 협력업체를 비롯 유관업체, 주변 상가들도 자동적으로 휴가 대열에 합류할 수 밖에 없다. 현대차가 자리한 울산시의 경우 공장이 여름휴가에 들어가면 도심 전체가 공동화 현상을 빚을 정도이다.

특정시기 휴가 쏠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도 지난 2000년부터 ‘휴가 분산제’를 도입, 기업등에 휴가 시기 분산 등을 권장해왔으나 강제력이 없다 보니 별 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와중에 본격 여름휴가 철이 닥쳤다. 유명 해수욕장도 대부분 지난 주말 개장해 피서객 맞기에 분주하다. 현재 세계 상당수 국가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국내서도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 조치가 적용돼 올 휴가 행선지는 국내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국내 여행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초 ‘황금연휴 기간’ 이동이 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 7말8초 시즌에 휴가객들이 집중될 경우 ‘밀접’ 접촉에 따른 집단감염의 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민간 사업장에 대해 9월까지로 휴가 분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의 권고가 얼마나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아무튼 언제 어디로 떠나는 여름휴가 일지라도 국민 개개인이 ‘방역 최일선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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