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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태풍은 강력한 힘으로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끼치는 반갑잖은 손님이다. 하지만 그 무소불위한 자연의 무력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올해도 벌써 제12호 태풍 짜미가 필리핀과 대만을 강타하고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곧이어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제13호 태풍 페바가 북서진하고 있다. 페바는 주말쯤에 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40m/s 규모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바의 강풍 반경만 400km에 이르니, 제주도에 상륙할 경우 한반도 피해는 매우 클 것이다.

 

페바가 우리나라를 피해간다 해도 연이어 북상할 것으로 보이는 태풍들 중에서 1∼2개 정도는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 뻔하다. 현재 우리나라를 덮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은 물러나면 태풍은 제집 드나들 듯 한반도를 향해 돌진해 올 것이다.

 

문제는 태풍의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또한 대형태풍 발생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했던 것은 2003년 태풍 '매미'로 순간 풍속이 무려 60m/s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륙한 볼라벤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51.8m였으니 매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은 기후 온난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태풍이 강력해지는 것은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많아진 인류가 자초한 것으로 '자업자득'이다. 과학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20세기 이후 화석에너지 소비가 많아지면서 오존층이 파괴되고, 대기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총 7개의 섬 중에서 벌써 두 개를 잃고 말았다. 투발루는 섬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위험에 처해 있다.

 

지구 기온 상승으로 에너지를 풍부하게 공급받게 된 태풍은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한반도 주변의 태풍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 재해니, 인재니 따지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하겠다.

 

한편, 태풍은 대기와 바다, 육상의 쓰레기들까지 한꺼번에 휩쓸어 '대청소' 효과를 주기도 한다. 올여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제주도 주민들은 태풍이 몰고 올 단비를 기다리고 있다. 태풍 피해가 적지 않지만 생태계에 없어선 안될 존재이기도 한 셈이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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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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