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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공간과 시민의 힘
재생공간과 시민의 힘
  • 김은정
  • 승인 2016.01.29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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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창조도시인 일본의 가나자와에는 자랑할 만한 재생공간이 있다. 재생공간의 성공사례로 세계적으로도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시민예술촌이 그것이다. 가나자와의 시민예술촌은 한때 이 도시를 일으켜 세웠던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어 문을 닫게 된 방직공장의 부지와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방직공장 창고단지를 시민의 ‘기억보존’ 장소로 남기는 동시에 문화예술 활동의 장으로 재생하겠다는 가나자와시의 전략은 성공했다. 개관 20년을 맞은 지금도 재생공간의 모범으로 많은 도시가 주목하고 있는 예가 그것을 증명한다.

최근에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운영에 관한 흥미로운 자료를 보았다. 이 공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용자 실태다. 이 자료를 보니 시민예술촌이 개관한 첫해 이용자수는 9만 4266명. 그러나 해를 더할수록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나 2001년을 즈음해서는 22만 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그 사이 사용자는 다소 줄기도 하고 늘기도 하면서 2014년에는 18만 1277명이 사용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해마다 오르내리는 이용자의 수적 차이가 아주 미미하다. 그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꾸준히 모아졌다는 증거다.

사실 도시마다 새로운 문화공간이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오래된 공간이 지속적으로 활용도를 높여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이 끊임없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 다른 문화공간과 차별되는 시민예술촌만의 독특한 운영방식이 그것이다.

시민예술촌은 철저하게 ‘시민이 주역’임을 시설운영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자연히 공간 운영은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활동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에 모아진다.

‘연중 무휴 24시간 이용 가능한 시설’인 것이나 일본의 공립문화시설 중에서 처음으로 ‘시민디렉터제도’를 도입해 시민예술촌의 자주적인 운영을 이어내는 방식은 놀랍고도 흥미롭다. 액션플랜을 만들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워크숍 중심의 사업을 진행해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접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것도 시민예술촌의 특별한 운영방식이다.

최근 다시 가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은 여전히 건재했다. 드라마공방, 뮤직공방, 아트공방, 퍼포먼스 스퀘어 등 다양한 이름의 공간마다 시민들의 창작 활동 열기가 넘쳐났다. 창조도시는 독자적인 문화예술 육성과 자유로운 창조활동을 통해 성장해가는 도시를 이른다. 가나자와처럼 시민이 그 중심에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의 건재와 지속성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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