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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결산] 영화제 크게 성장했지만…매뉴얼·소통·미래 청사진은 '실종'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성년을 앞둔 성숙함보다는 행사 치르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반복했던 기본적인 운영 사항에서조차 미숙함이 잇따랐다. 영화제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는 체계적인 자료 축적운영 수칙 확립 등이 이뤄지지 않아 오락가락 운영이라는 질책도 받았다. 올해 최다 매진최다 관객 기록을 달성하며 폐막했지만 그 성과 이면에 영화제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영화제 양적질적 성장 올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 수와 매진 회 차를 기록했다. 올 상영작 수는 총 45개국에서 온 241편이다. 총 536회 상영 중 284회가 매진됐고, 총 관객 수는 약 8만2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100 명가량 늘어난 수치로, 최초로 관객 수 8만 명을 넘었다. 조형물 및 포토존 설치, 거리 페인트칠, 남부시장 협업 및 지역 예술인 아트마켓, 모바일 중심의 홍보 등은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프로그램 면에서 영화제의 독립대안 정신을 보여주는 섹션들이 호평을 받았다. 프론트라인, 익스팬디드 시네마, 시네마톨로지, 스폐셜포커스 등 전위적이고 급진적인 섹션의 작품이 상당수 매진된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신설한 프론트 라인 섹션은 감독전문가와 영화에 대해 심층 탐구하는 클래스를 접목해 관객의 이해를 높이도록 짜임새를 갖췄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 기획한 아카이빙 형식의 디즈니 레전더리는 기획의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와 사조를 영화전시세미나 등을 통해 심도 있게 조명한다는 의도였지만 5점의 대형 캐릭터 그림을 걸어 놓은 전시는 아키이빙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다. △역사는 19년인데 매년 처음처럼 영화제 첫 날부터 잡음이 일었다. 발급된 게스트 배지 모두 소속 매체 정보가 잘못 표기돼 항의가 빗발쳤다.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는 취재 방식을 두고 담당자들 간 의견이 달라 행사 직전까지 혼선을 빚었다. 관객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업무였다. 관객에게 주요한 정보인 주차장셔틀버스 안내도 미비했다. 주말과 우천에 따라 변했던 주차장 개방행사 취소 여부도 공지가 제대로 안 돼 현장과 SNS상에서 관객 불만이 잇따랐다. 대부분 기본적인 업무인데다 사전 소통과 확인을 통해 쉽게 대비할 수 있는 문제였다는 점에서 19년 노하우와 역사를 의심케 했다. △더 큰 문제는 연속성매뉴얼 부재 정제되지 못한 행사 운영은 피상적인 부분이다. 영화제가 직면한 더욱 큰 문제는 연속성과 체계(매뉴얼)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영화제를 기획하고 만드는 조직위가 1회부터 15회까지 진행된 영화제의 파일 자료를 분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제 당시 간행됐던 책자와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보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15회 이후의 자료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 자료게스트 연락망 등 일부 자료가 남아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화제 관계자는 업무를 그만둔 실무자들이 해당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며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고 보는데 내년 20주년을 앞두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체계 없는 오락가락 운영수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7회18회 당시 진행됐던 심사위원 인터뷰가 올해는 불가능했다. 조직위 내부 관계자의 기억에 따르면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 인터뷰 자료들이 공개됐지만 조직위는 내부 관계자의 기억을 앞세워 기록을 의심했다. 매뉴얼이 없다보니 팀별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영화제 경험이 많은 프로그래머의 승인을 거쳐야 했다. 소수의 책임자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도 조직의 폐쇄성을 더했다는 지적이다. △ 청사진시스템 정착 필요 제20회 행사 이후의 영화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청사진과 45억 예산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매뉴얼 수립정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다. 예산을 지원하는 전주시도 이같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팔길이 원칙뒤에서 무관심이 아닌 합리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어떤 조직이든 의사소통 문제는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영화제는 높은 업무 강도, 계약직 위주의 조직 구성 등의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년 성년을 앞두고 전주국제영화제가 명실상부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체성의 확장, 질적 향상은 물론 전주라는 도시에서 영화제가 어떻게 문화산업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13 19:24

[부문별 수상작 발표] 국제경쟁 '상속녀' 한국경쟁 '성혜의 나라' 한국단편경쟁 '동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가 올 영화제 경쟁부문 등의 수상작을 9일 발표했다. 총 5개 부문 12편의 수상작이다. 국제경쟁 부문은 마르셀로 마르티네시 감독의 <상속녀>, 한국경쟁 부문은 정형석 감독의 <성혜의 나라>가 선정됐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은 권예지 감독의 <동아>다.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은 <머나먼 행성>(감독 셔번 미즈라히), 심사위원 특별상은 <회귀>(감독 말레나 최 얀센)가 수상했다. 한국경쟁 부문에서 뽑는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은 <비행>(감독 조성빈),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은 <내가 사는 세상>(감독 최창환)이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대상 <동아>를 비롯해 <환불>(감독 송예진)이 감독상을, <종말의 주행자>(감독 조현민)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코리아 시네마케이프와 한국경쟁 상영작 중 다큐멘터리 작품 한 편을 선정하는 다큐멘터리상(진모터스상)은 <서산개척단>(감독 이조훈)이 수상했다.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 중 장편 데뷔 감독을 선정해 주는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은 <졸업>의 허지예 감독에게 돌아갔다. 비경쟁부문 시상이자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부문 중 한 편을 선정해 시상하는 넷팩상은 <어른도감>(감독 김인선)이 수상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9 20:15

[전주영화제 출품한 전북 감독들] 지역 감독들이 보여준 '전주영화의 힘'

영화의 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에 국제영화제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수식어가 아까울 것.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영화인들이 지역 영상문화 환경을 가꾸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끝에 전주 영화의 힘을 증명한 지역 감독들을 만나봤다. △ <연희동>의 최진영 감독 ▲ 연희동 최진영 감독 전주국제영화제에만 4번 초청된 전북에서 뼈 굵은 영화감독이다. 특히 이번 작품 <연희동>은 한국단편경쟁 섹션에 진출해 기분이 남다르다. 제주도 43사건을 주제로 한 전(前)작 <뼈>를 통해 소중한 스태프, 홍상표김현목박수연 배우 등을 만났어요. 이들과 기억에 남는 연말 파티를 하고 싶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 만에 찍은 영화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더욱 기쁩니다. <연희동>은 공간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기억하고 서로의 범주를 확장하는 내용이다. 영화 배경이 된 서울 연희동의 오래된 술집은 실제 감독의 단골집이었다. 최근 몇 년간 찾지 않았던 가게를 오랜만에 보게 되면서 장소에서 겪었던 일들이 떠올랐어요. 나이가 들면서 시간성보다 장소성이 삶에 와닿더라고요. 저 공간에 사는 사람은 누굴까,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공간을 통해 사람을 말하고 싶었어요. 레즈비언 커플, 전두환 자택 앞 1인 시위자, 취업 준비생 등. 영화는 술잔을 기울이는 다양한 사람들을 빠르게 훑는다. 젠더, 정치, 종교, 청년 등 감독이 바라본 사회의 천태만상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그의 DNA가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전주에는 전주국제영화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영화인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최 감독. 그는 지역에도 유망한 영화 인력들이 있지만 결국 토대를 찾아 타 지역으로 가능 경우가 많다며 영화제만 열린다고 영화의 도시가 아니다. 사람과 제작 지원유통 환경, 소통연계 구조 등 다양한 영화적 인프라가 고루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목욕탕 가는 길>의 이상혁 감독 ▲ 목욕탕 가는 길 이상혁 감독 은행이나 통계청 취업을 꿈꾸던 전북대 통계학과 학생이 졸업을 앞둔 4학년 2학기 때 영화제작 수업을 들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뒤, 학생은 감독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 부문에 첫 작품을 걸었다. 이상혁(27) 감독의 <목욕탕 가는 길>이다. 영화제작 수업에서 흥미를 느낀 이 감독은 2016년 11월부터 전주와 서울 등지에서 스태프(동시녹음), 연출, 제작 등으로 일했다. 그러다 지난해 전북독립영화협회 마스터와 함께하는 단편영화제작스쿨 8기로 들어가면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목욕탕 가는 길>은 제17회 전북독립영화제 개막작, 제23회 인디포럼 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사실 이 작품은 지난해부터 병치레가 잦아진 감독의 애완견 헤롱이의 죽음 이후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에게는 헤롱이가 가족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죽음을 소재로 헤롱이 대신 아버지를 투영했다. 이 감독은 죽음으로 슬프고 견디기 힘들겠지만 아픔을 극복하고 이겨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아이 캐릭터에 담았다며 아이가 슬퍼할 땐 슬퍼하고, 기뻐할 땐 기뻐하면서 꿋꿋이 견뎌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갑자기 왜였다. 그래서일까 현재 작업하는 시나리오도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자전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고 말하는 감독의 모든 시선은 영화에 쏠려 있다. 감독으로든 스태프로든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지금 쓰는 시나리오를 <목욕탕 가는 길>처럼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게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흰 집>의 정영 감독 ▲ 흰 집 정영 감독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섹션에 초청돼 첫 레드카펫을 밟은 정영 감독. 정 감독은 2015년 전북독립영화협회 전북단편영화제작스쿨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에 입문했다. 세 번째 단편작이자 이번 초청작인 <흰 집>은 집안의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자신의 목표를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청년 세대의 이야기다. 파티시에를 꿈꾸며 상경한 딸 아현은 돈이 없어 휴학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온다. 아현은 영화 내내 방문에 흰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에 집착한다. 자신의 구질구질한 현실을 하얗게 덮고 새로 시작하고 싶은 욕망 또는 강박이다. 정영 감독은 무성으로 시작한 영화는 본질이 이미지에 있다. 따라서 주인공의 마음 또는 주제를 이미지 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케이크의 하얀 생크림을 식탁에 문지르는 장면, 낡은 문에 흰 페인트를 덧칠하는 장면 등을 연속적으로 교차시킨 것이 그 예다고 말했다. 주인공의 어두운 현실은 잠긴 문을 여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열쇠공인 아버지가 정작 자신의 집 방문은 열지 못하고, 주인공은 아버지를 믿지 않고 결국 119를 부르는 대목은 믿음을 져버린 가족을 보여준다. 감독은 염세적일지 몰라도 희망보다는 청년들의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엔딩에서 빈 케이크상자를 다시 챙겨가는 주인공은 관객을 위한 열린 결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작 과정에서 지역 영화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는데 영화제에 초청돼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연출, 제작 등 역할에 관계 없이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문민주김보현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8.05.09 20:15

[급진적 주제와 파격의 향연 '프론트라인'] 이토록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라니…

전주국제영화제 프론트라인은 급진적인 주제와 스타일, 영화의 한계를 시험하는 담대한 표현을 앞세운 섹션이다.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들은 때론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관객의 용기를 요하는 섹션인 셈. 올해는 프론트라인이 성황을 이루는 등 유독 용기 있는 관객이 늘었다. 클래스를 통해 영화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봤다 △스타일이 곧 내용 시체들을 태우라=<시체들을 태우라>의 파격적인 장면 구성과 편집은 전형적인 범죄 이야기를 아방가르드 실험극으로 바꾼다. 이 영화의 스타일은 곧 내용이다. 영화는 구체적인 대화보다 상징적인 이미지로 메타포를 나타낸다. 서사상 케이퍼 무비, 형식상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수정주의 서부극 등이 뒤섞여 감각적인 에너지를 발휘한다. 헬렌 카테, 브루노 포르자니 감독은 2000년에 만나 다섯 편의 단편 영화를 함께 연출한 이후 장편 영화 <아메르>(2009), <네 몸에서 흐르는 눈물의 이상한 색깔>(2013)을 공동 연출했다. <시체들을 태우라>는 세 번째 장편으로 동명의 컬트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두 감독은 역할 분담 없이 전 과정을 함께 작업한다. 헬렌 감독은 정확성, 브루노 감독은 신속성을 추구해 작업 균형이 맞는 편이라고. 특히 이들은 100% 완벽하게 준비한 상태에서 촬영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배우에게도 테크니컬한 접근을 요구한다. 장면마다 정교하고 정확한 클로즈업을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디테일 하나하나가 단어로 역할하고, 전체 영화를 보면 문장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단편 때부터 우리가 보여주려는 감각에 대해 계획된 대로, 오차 없이 찍는 작업 스타일을 고수해왔습니다. 두 감독은 독특한 질감과 입자감을 지닌 필름 작업을 선호한다. 몽환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데 있어 디지털은 완벽한 텍스처 때문에 오히려 가짜 느낌이 납니다. 우리가 원하는 세계관에서는 필름이 적합하죠. 음악도 1970년대 올드 뮤직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캐릭터 설정에 대해 곤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는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해석과 두 번째, 세 번째 해석이 점차 다른 차원으로 이뤄진다며 우리도 관객들이 주관성을 갖고 다층적인 해석하도록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밝혔다. △대화의 영화 고전주의 시대=데드 펜트 감독의 <고전주의 시대>는 전통적인 영화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부분 영화가 내용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나, 이 영화는 형식과 내용을 최대한 분리한다. 형식이 곧 목적이자 주제가 되는 것. 감독은 관객에게 내 영화를 이런 식으로 읽어줬으면 좋겠다 혹은 이 부분은 이렇게 느꼈으면 좋겠다라는 식의 가이드를 완전히 제거하고 싶었다며 관객이 영화에 대해 최대한 자유롭고 직접적으로 반응 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쓰는 도구가 우리를 쓴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티스트도 어떤 미디어(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도구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영화는 방대한 분량의 대화로 가득 차있다. 단, 쇼트는 단순한 형태로 배열한다. 그는 1864년 미국에서 출간된 단테의 신곡 번역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각 캐릭터의 관심사로 가지를 뻗은 형태라며 지성인들이 인위적가식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뽐내기 위해 떠드는 장면을 앞으로 꺼냈다고 설명했다. 또 <헤드 가이>(1930)라는 5분 분량의 짧은 비디오 클립을 통해 자신의 영화 철학이나 작업 방식의 원천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전환되는 시기. 카메라를 고정한 채 배우가 쉴 새 없이 대사하는 <헤드 가이>는 사운드 처리에 관한 실험 결과물이었다. 데드 감독 역시 이 형식을 따랐다. 사운드야말로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감독은 카메라 변화 없이 배우들이 끊임없이 대사할 때 처음엔 관객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듣지만, 길어지면 다른 생각을 했다가 다시 집중하길 반복한다며 이런 호흡과 리듬을 실험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 홀리데이, 폭력보다 무서운, 여성의 순응=<홀리데이>는 낭만적인 제목과 달리 사회 관습남성지위 등이 주는 억압폭력에 노출된 여성을 거칠게 그렸다. 음울한 마약 조직과 아름다운 항구 도시를 결합한 영화는 주인공 여성이 퇴물이 된 마약왕으로부터 도구장식물 취급 받는 장면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폭력을 묘사하는 시선은 상세하면서도 객관적이고 건조하다. 이사벨라 에클로프 감독은 인물의 심리가 아닌 관계에 집중하고 싶었다며 흔히 영화에서 나오듯 여성의 표정을 확대하거나 남성의 시선에서 보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고정된 시선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홀리데이>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도전적인 결말 때문이다. 여성의 피해, 이로 인한 갈등투쟁 또는 사회변화가 아닌 결국 길들여지는 것을 선택하는 여성이 나온다. <홀리데이>는 시나 음악에 가까운 영화다. 서사적인 구조가 아닌 강렬한 장면, 장면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따라서 장면 마다 온전히 집중해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서로 다른 조각을 매끄럽게 이어붙이기 위해 편집에 굉장한 공을 들였다. 감독은 일종의 사회적 감옥에 놓인 여성을 꾸준히 작품화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 주는 지루한 기대심이나 관습을 깬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현문민주 기자>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18.05.08 21:28

전주 출신 장준환 감독 "고등학교 시절 영화거리 추억 생생…아내 문소리도 전주영화제서 만나"

최근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등 평단과 관객 모두를 감동시킨 영화 1987. 전북도민에겐 더 각별했다. 장준환 감독이 전주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영화감독의 꿈을 키운 것은 서울로 대학을 간 이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는 영화의 거리와 예향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고등학생 때 하루 종일 영화를 보던 기억들이 있어요. 독서실 간다고 나와서 당시 전주 영화의 거리에 있었던 태평극장 등 동시개봉관에 가곤 했죠. 당시엔 느끼지 못했는데 전주가 참 예향이라는 것을 느끼는데요. 동양화를 하시는 어머니 친구나 서예를 하시는 아버지의 지인이라든지, 주변과 일상에 예술이 있었어요.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었겠죠.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정도 남다르다. 2003년 그의 첫 장편작 지구를 지켜라가 초청됐고, 아내이자 배우 문소리 씨와의 인연을 이어준 곳이기도 하다. 그는 첫 만남이 전북대 인근에서 지구를 지켜라 야외 상영할 때인데 기억이 아직도 있다며 전주는 영화제와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추억, 나고 자란 고향에 대한 추억이 함께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는 차별화된 대안적인 특성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장 감독은 전주만의 특성이 더욱 명확하고 고유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7 20:46

['1987' 장준환 감독과의 대담] "역사가 준 상처 되돌아볼 수 있는 영화"

민주주의 각성에 불을 지핀 영화 1987.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가 장준환 감독을 초청해 1987을 치유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지난 5일 전북대 인문관에서 열린 장준환 감독과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이사의 대담. 이승수 이사는 영화 속 인물을 통한 공감치유에 관해 주목했다. 장준환 감독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장본인인 박처장에 대해 역사의 안타까운 단면이라고 짚었다. 박처장 같은 괴물은 어떻게 만들어 졌나 들여다보면 인민군에게 가족이 학살됐던 과거사가 나옵니다. 역사가 준 상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이 오늘날에도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 나오시지 않습니까. 트라우마가 다시 폭력으로 재생산되지 않도록, 우리가 어떻게 보듬고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입니다. 이한열 열사에게 데모하러 가요?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라고 외쳤던 연희에 대해서는 유일한 가상 인물이지만 그 당시 수많은 연희가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초기 시나리오에서는 연희가 높은 간부의 딸이었는데 서민 가정의 평범한 여성으로 수정했다며 당시 민초들의 내적 갈등을 연희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불과 재작년에도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정권에 맞서 싸워야 했다. 우리는 민주주의, 공동체주의에 대해 더 고민하고 후세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 나 역시 솔직하면서도 위로받고,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소명이다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7 20:46

[전주영화제에서 만난 북한] '강철비'양우석 ·'굿 비즈니스' 이학준 감독 - "통일은 그냥 얻어지지 않아…국민들 꾸준한 관심 필요"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북한과 한반도를 지켜봐 온 작품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개봉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 그리고 6년간의 제작 끝에 전주국제영화제 JCP 지원작으로 첫선을 보이는 굿 비즈니스의 이학준 감독이다. 급변하는 한반도와 국제정세 속에서 그들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 오랫동안 지켜본 관찰자로서의 소감을 들어본다. △ 비핵화 영화서도 상상 못했던 현실= 국제정세 속 남북 관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내 호평 받았던 강철비. 북핵문제와 권력다툼이 얽혀 한반도 전쟁 발발 위기를 그렸던 영화에선 북핵을 지역핵으로 만들어 균형을 잡는, 핵을 핵으로 막는 결말을 맺는다. 양우석 감독은 회담에서 이뤄진 북한의 비핵화 선언은 영화에서도 차마 상상하지 못했던 기적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은 수십 년간 휴전 체제에 있다 보니 북한과의 상황, 현실에 대해 무뎌지거나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강철비를 통해 국민에게 경각심 또는 자각을 주고 싶었고, 궁극적으로는 한반도 평화 도래를 꿈꿨죠. 하지만 비핵화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현실적인 대안을 그렸는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일어나 기쁠 따름입니다. 강철비에서는 북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남한 대중가요를 통해 남북한 어른들이 소통한다. 평창올림픽과 교류 콘서트 등 실제 남북정상회담의 물꼬를 튼 문화 교류가 연상되는 지점이다. 양 감독은 남북 화해모드였던 시절, 금강산 관광이나 한류 콘텐츠 등이 유연함을 더했다며 문화라면 남과 북, 세대간 단절을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화통일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는 양 감독. 비핵화 선언은 이뤄졌지만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다자의 이해가 얽힌 한반도에서 우리가 바라는 평화체제를 바로 이루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르죠. 국민들도 인내를 갖고 꾸준히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 평화 말하지만 실상은 여전= 굿 비즈니스를 만들면서 최근과 같은 남북 평화 분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는 10만 명에 달하고, 정부도 공식적으로 나설 수 없는 그들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는 문제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6년간 태국라오스 등 탈북루트를 따라 밀입국만 16번을 하며 탈북자와 탈북 브로커, 인권운동가의 삶을 해부한 영화 굿 비즈니스. 지난 6일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영화는 최근 높아진 북한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이슈를 모았다. 이학준 감독은 국민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이 낮고, 이에 대해 알려진 것도 빙산의 일각이라며 북한의 실상 전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굿 비즈니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언론인이기도 한 이 감독은 종군기자로 한 달 넘게 아프가니스탄에 있으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몸소 겪었다며 지금의 남북 평화 모드가 매우 기쁘고 반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 통일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만,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지켜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등을 준비하면서 북한 취재만 13년 넘게 했습니다. 북한 뉴스는 1, 2년 단위로 시시각각 바뀌어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해야 하죠. 오랫동안 북한을 주시하면서 느낀 건 분명 통일은 그냥 얻어지지 않고 희생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하지만 희생을 해서라도 통일이 돼야겠죠. 굿 비즈니스에서도 정부가 못 하는 일을 개인이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7 20:46

열흘간 '스크린 여행' 출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일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여정에 돌입했다. 3일 오후 7시 전주 영화의거리 내 야외상영장인 전주 돔에서 배우 김재원과 채수빈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는 박순종 조직위원장 권한대행과 이충직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제 관계자와 영화인, 시민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에는 라울 카마르고 발디비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마르셀로 알데레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정지영 조직위원장 및 최용배 집행위원장, 허진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창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국내외 영화제 관계자들과 배우 안성기김상호이정은구혜선남규리 등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인 권해효김상경류현경 배우와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의 정의신 감독과 이준익 감독, 이학준장우진임태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선정 감독 등도 레드카펫을 빛냈다. 박순종 조직위원장 권한대행은 전주국제영화제가 매년 지속해 온 실험과 도전은 영화인들의 예술 갈등을 해소시키는 표현의 해방구 역할을 해왔다며 성년을 눈앞에 둔 제19회 영화제가 그동안 차근차근 쌓아온 차별화된 정체성에 관객을 아우르는 대중성까지 갖추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손님맞이를 준비했으니 축제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드카펫 행사와 개막 선포식에 이어 국악과 힙합이 어우러진 공연이 열렸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과 장문희 단원(명창)의 힘 있는 소리, 래퍼 킬라그램의 화려한 랩은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서 진행된 영화제 경쟁 부문별 심사위원 소개에서 국제경쟁 심사를 맡은 배우 사라 애들러는 다양하면서도 작품성 좋은 영화가 많이 포진돼 기대가 되고, 보편적이면서도 관객과 특별한 소통을 하고, 진정성을 가진 영화 위주로 선정하겠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상영을 끝으로 개막 행사는 마무리됐다. 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이어진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3 21:03

[전주국제영화제 야외 돔] "온 가족 손잡고 오세요" 오늘 '강철비' 상영…작년보다 시설 쾌적

실내 영화관보다는 야외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대형 영화관용 스크린으로 두 배 더 크게 감상하고 싶을 때, 영화와 함께 공연도 즐기고 싶을 땐 전주 돔을 찾아가면 된다. 올해는 환기 시설, 냉난방 시설, 사운드 시스템을 개선했다. 영화 라인업은 묻지도 따질 필요도 없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영화들로 채웠다. 북한 특수공작원 엄철우로 출연한 배우 정우성과 남한 외교안보수석으로 분한 곽도원의 열연이 돋보이는 <강철비>가 4일 첫 시작을 끊는다. 5~7일은 상영작을 두 편으로 늘렸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을 통해 장난꾸러기 토끼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피터 래빗>, 무성 코미디와 SF 장르의 상상력이 결합된 <월-E>, 78세 노인의 모험을 디지털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은 어린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두 명의 남자친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요시카의 사랑과 자아를 다룬 <제멋대로 떨고 있어>, 대만에서 넘어온 세 번째 소녀 시리즈로 학창시절의 풋풋한 첫사랑을 담은 <안녕, 나의 소녀>는 연인들이 함께 보면 좋을 영화다. 또 <인사이드 아웃>, <클레오와 폴>, <세라비, 이것이 인생!>은 전주 돔 뮤직 페스타와 연계해 영화 관람 후 공연까지 즐길 수 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8.05.03 21:03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 정의신 감독 "재일교포 이야기 좋아해줄까 걱정…반응은 뜨거웠죠"

관객들이 재일교포 이야기를 좋아해 줄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잊혀가는 이야기,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으로 전주를 찾은 정의신 감독. 그가 처음 메가폰을 잡은 <야키니쿠 드래곤>은 2008년 한국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다. 10년 만에 영화로 다시 선보이는 셈. 감독은 3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개막작 기자간담회를 갖고 영화 <야키니쿠 드래곤> 제작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연극은 2008년 한일 합작 작품 제작과 관련해 각본 의뢰를 받은 게 시작이었습니다. 연극을 기획할 때만 해도 한국과 일본에서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관객이 사랑해주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줘 이 작품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던 차에 영화 제의가 들어와 제작하게 됐습니다. 실제 연극은 한국에서 두 차례, 일본에서 세 차례 공연될 정도로 관객과 평단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특히 그는 이 영화를 후세들이 볼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재일교포로 태어나고 자란 한 사람으로 재일교포를 다룬 작품에 대한 애착이 묻어나는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비단 재일교포 이야기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 1970년대와 현재를 아우르는 이야기에 가깝다. 영화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 연극적 요소가 두드러진다는 점도 특징. 이에 대해 그는 작은 마을, 작은 고깃집이라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연극적이다. 세트도 작은 공간에 설치해 1개월간 영화 작업을 했다. 연극과 다른 점이라면 도쿄의 학교나 카바레 등 연극 무대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걸 추가로 넣어 영화적 요소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감독이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그는 가족이 돼 생활하다가 흩어지는 여러 요소들이 연극과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한국 관객들이 재일교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가족의 사랑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8.05.03 21:03

열흘 동안 '영화 향기'에 흠뻑

봄날의 영화 나들이, 전주국제영화제가 어김없이 돌아왔다. 성년을 앞두고 더욱 뜨겁고 치열한 열아홉 번째다. 올 영화제는 3일 개막해 12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3일 오후 7시 전주 고사동 옥토주차장 내 야외상영장인 전주 돔. 레드카펫 행사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배우 김재원채수빈이 사회를 맡는 개막식에는 박순종 전주영화제 조직위원장이충직 집행위원장의 개막 인사와 축하 공연,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감독 정의신) 상영 등이 이어진다. 올 영화제에서는 46개국 246편(장편 202편, 단편 44편)을 상영한다. 매년 편수가 늘어나 역대 가장 많은 상영작 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세워 정치경제미학적 표현의 한계를 두지 않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전주 시네마프로젝트 선정작은 굿 비즈니스(감독 이학준), 겨울밤에(장우진), 파도치는 땅(임태규), 우리의 최선(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알멘드라스), 노나(카밀라 호세 도노소) 등 5편이다. 논쟁작을 모은 프론트라인, 거장의 신작 마스터즈등 깊이 있는 섹션과 디즈니 레전더리 등 흥미로운 섹션을 모두 아울렀다. 야외상영장 전주 돔에서는 대중적인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영화인들의 무대인사공연 등도 풍성하다. 거리 공연과 특별 전시, 플리마켓 등도 축제 분위기를 더한다. 배우 조재윤의 사회로 진행되는 폐막식은 12일 오후 7시 전주 돔. 폐막작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개들의 섬이다.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2 21:04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제 찾는 스타 - 이희준·구혜선, 감독 변신 해외 감독들도 개막식 빛내

전주국제영화제를 아끼고 찾는 것은 시민과 시네필만이 아니다. 올해는 어떤 감독과 배우가 함께 영화제를 즐길까. 3일 배우 김재원채수빈의 사회로 문을 여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의 정의신 감독과 배우 김상호, 국제경쟁 심사위원인 배우 권해효감독 방은진, 한국경쟁 심사위원인 김상경,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인 배우 류현경감독 김대환, 그리고 배우 안성기, 이준익 감독, 배우 남규리 등이 참석한다. 부문별 초청작에 출연한 배우도 레드 카펫을 밟는다. 한국경쟁작인 메이트의 심희섭정혜성, 성혜의 나라의 강두,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지원작인 겨울밤에의 양흥주우지현, 파도치는 땅의 박정학맹세창 등이다. 해외 감독들도 개막식을 빛낸다. 국제경쟁작인 상속녀의 마르셀로 마르티네시 감독, 논쟁작을 모은 프론트라인에 초청된 브루노 포르자니헬렌 카테 감독(영화 시체들을 태우라), 시네마톨로지에 초청된 파비앙 하게게기욤 나뮈르뱅상 하세르 감독( 장 두셰, 불안한 아이) 등이다. 배우 구혜선과 이희준은 감독으로서 영화제에 초청됐다. 각각 영화 미스터리 핑크와 병훈의 하루를 들고 참석한다. 이외에도 영화제 기간 강철비의 양우석, 1987의 장준환, 곡성의 나홍진 감독도 전주를 찾는다. 강철비의 배우 정우성이 참여하는 5월 4일 오후 4시(전주라운지 내 토크스테이지)와 오후 7시( 전주돔)에 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놓치지 말자.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2 21:04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프리뷰 - 정의신 감독 '야키니쿠 드래곤'

▲ 정의신 감독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은 정의신 감독의 <야키니쿠 드래곤>이다. 1970년 전후 오사카 박람회가 열리던 시대, 공항 근처 마을에서 곱창구이 집을 꾸려나가는 재일교포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08년 한국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동명의 연극이 원작이다. 영화로는 세계 최초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 1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은 채 후반 작업 중인 영화를 DVD로 보았다고 한다. 임권택 감독의 전성기 시절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김 수석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활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개막작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끌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키니쿠 드래곤>은 극심한 가족주의 분위기 속에서 차별받으며 사는 일본 자이니치 마을 사람들의 상처가 떠들썩한 기운을 통해 점차 치유돼 간다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김상호, 이정은 등의 한국 배우와 마키 요코, 이노우에 마오 등 일본 배우들의 연기 화음도 뛰어나다. 연극이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달라진 점은 없을까? 영화의 내용은 원작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컷을 어떻게 구성하고 이어붙이느냐에 따라 영화적 호흡이 만들어지는데 이 점에서 연극 무대와 다른 활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김 수석프로그래머의 설명이다. 김 수석프로그래머는 관람 포인트에 대해 재일동포의 역사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지만 또한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일상적인 차별을 겪으면서도 시련을 함께 견디고 이겨내는 재일동포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특수한 역사의 일면이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감동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3일 오후 7시 전주돔에서 상영한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8.05.02 21:04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 전 세계의 목소리가 들린다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3일 막을 올리면서 열흘간의 봄 영화 나들이가 시작된다. 영화제의 꽃인 경쟁부문은 올해도 만개했다. 국제한국한국단편경쟁작은 모두 41편. 다양한 국가의 새로운 영화들은 개인 일상과 사적인 어려움 안에 전 세계의 목소리를 담았다. △ 국제경쟁 지난해 실험적인 작품들이 돋보였다면 올해는 세계 곳곳의 현실 목소리가 관객을 각성시킨다. 특히 여성이 직면한 현실 표현이 두드러진다. 선정작은 10편. 일종의 불륜 드라마인 사라와 살림에 관한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반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레모네이드는 루마니아 여성의 억압된 현실을 보여준다. 나이 듦과 사랑, 새로운 관계를 관찰한 상속녀, 두 여성의 내면적 방황을 다룬 표류 등도 눈에 띈다. 심사를 통해 대상(2000만 원), 작품상(1만 달러), 심사위원특별상(700만 원)을 수여한다. △ 한국경쟁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다큐멘터리가 한 편도 선정되지 않았다. 반면 수준 높은 극영화들이 발굴됐다.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분노, 사회적 이슈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 많았고 특정 상황과 인물의 내면을 파고든 다양한 형식의 영화도 있었다. 탈북인의 삶을 어둡게 다룬 비행, 한국 사회 단면을 파고든 내가 사는 세상 성혜의 나라, 연애와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메이트, 주인공의 삶과 심리를 차분하게 관찰한 한강에게, 졸업 등 10편이 상영된다. 대상(1000만 원), CGV아트아트하우스상(배급지원상창작지원상),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1000만 원)을 수여한다. △ 한국단편경쟁 무려 900편에 달하는 국내 단편영화가 출품됐다. 올해는 극영화의 비중이 압도적이었고 실험영화와 다큐가 매우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질적양적으로 수준이 높아 심사위원들이 한국독립영화계의 희망을 봤다는 섹션. 선정작은 컨테이너, 연희동, 364일, 병훈의 하루 등 21편. 대중적인 영화보다는 논쟁적인 작품, 완성도보다 독보적인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상은 500만 원, 감독상은 300만 원, 심사위원특별상은 200만 원.

  • 영화·연극
  • 김보현
  • 2018.05.0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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