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KTX 개통 효과] 2020년 654억 생산 유발·관광객 110만명 늘 듯
지난 4월 2일 호남고속철도(KTX)가 개통하면서 전북 지역은 바야흐로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다. 교통 요건의 변화로 도내 인구, 산업 구조, 소득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한다.호남선 KTX는 오송역에서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 송정역까지 182.3㎞를 건설한 사업이다.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이후 6년이 소요됐고, 총 건설비는 약 8조 3500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이를 통해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까지 통행 시간이 2시간 39분에서 1시간 33분으로 1시간 6분가량이 단축됐다. 지난 2004년 4월 경부선 KTX 개통과 동시에 기존 선로를 이용해 호남선에 KTX 열차 운행을 시작한 지 11년 만이다.△KTX 개통에 따른 교통경제적 효과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투입산출 모형으로 전북발전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시도간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도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한 바 있다. 분석 결과 KTX 개통으로 인해 오는 2020년을 기준으로 생산액은 376~654억 원, 고용은 933~1623명, 부가가치는 145~252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호남선 KTX의 개통은 지역 간 여객 수송 수단 분담 체계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KTX 정차 도시에서 금융보험교육 서비스 등 3차 산업의 고용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지방으로의 통행이 활성화돼 일명 빨대 효과보다는 오히려 KTX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경제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일례로 KTX 경부선은 개통 이후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항공,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이 감소했다. KTX역을 중심으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통행이 정착되면서 KTX역이 지역 간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기존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바로 가는 버스를 이용했지만, 개통 이후에는 KTX를 이용해 대도시로 이동한 다음 버스를 타고 인근 도시로 이동하는 형태가 구축된 것이다. 도내 KTX 정차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교통 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관광 측면의 파급 효과전북발전연구원은 지난 2013년 기준 호남선을 이용하는 KTX 승객의 19.9%, 전라선 KTX 승객의 36.7%가 관광, 휴가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X 개통에 따른 추가로 발생하는 이용 수요에 관광, 휴가 목적 비율을 적용할 경우 오는 2020년 기준 도내 관광객은 63~110만 명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KTX 개통으로 인한 긍정적인 관광 파급효과는 이동 시간 단축에 따른 관광 수요 증가, 관광객 증가, 관광객의 도내 지출 규모 증가,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을 위한 활동 증가, 고용 및 부가가치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더불어 지난 2013년 도내 방문 관광객 중 당일 관광객의 비율은 59.7%, 숙박 관광객의 비율은 40.3%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지출하는 1인당 경비는 당일 2만 8262원, 숙박 7만 4188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반으로 KTX 개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광객이 도내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오는 2020년 기준으로 295~51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일반적인 기회 요인KTX 개통으로 익산, 정읍, 전주 등은 전국 주요 거점 도시와 1일 교류 가능 시간대(출발지에서 도착지 3시간 내)에 포함돼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익산은 1일 교류 가능한 인구가 2002년 2070만 명에서 2004년에는 3070만명으로 증가했고, KTX 개통으로 3500만 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KTX 이용권에 속해 있는 도내 기업이 다른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KTX 개통이 도내 전 지역의 공간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차역 도시의 도심 공간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익산 등은 노후한 도심을 재생할 기회로 풀이된다.또 KTX 개통으로 숙박, 음식 매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경부축 도시를 조사한 결과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MICE 산업만이 KTX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국제회의 개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대비 2009년 정차역의 MICE 개최 현황의 경우 대전은 6건에서 49건으로 700%, 동대구는 2건에서 33건으로 1550%, 부산은 21건에서 199건으로 847% 상승했다.● [지역발전 극대화 전략은] 마스터 플랜 수립, 세부실천 계획 빨리 실행해야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지역 발전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뒤 이용객 현황특성에 대한 세부 실천 계획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실천 과제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참여 기관 간의 협력, 사업성 확보 등이 요구된다. 특히 개발 수요가 저조한 지방의 역세권 개발에는 기반 시설 확충, 사업성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순기능 제고 및 역기능 감소= 정차역별로 역세권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익산역정읍역전주역은 전라선과 호남선의 결집지로 역사에 MICE 기능을 강화하고 새만금의 관문역으로 지역 홍보 등 전시 기능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복합환승센터 개발로 도민의 환승에 따른 시간 비용 절감과 편리성을 제고해야 한다. 또 정차역 내에 컨퍼런스 기능, 홍보관을 통한 지역 홍보, 보석한지 등 지역 특산물 판촉, 한방 등 도외 환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설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관광 분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방지하면서 KTX를 활용한 타 지역 관광객을 유인하는 전략으로 당일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관광객 수요 인프라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이를 위해 익산 정차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의 조속 추진, 도내 관광자원 연계 등이 가능한 철도역 중심의 시티 투어, 전북관광패스 등 KTX 이용자 할인처럼 인센티브 부여에 기반한 다양한 연계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야 한다.△호남축 KTX 역세권 전략과 정차 역별 개발 전략= 전문가들은 KTX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거점화를 이룬 뒤 KTX 역세권을 지역별로 특성화해 주변 지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핵심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이를 위해서는 기존 도심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도시 발전 연계 전략이 도입돼야 한다. 역세권 주변 지역을 1차 역세권(반경 500m 이내, 고밀 개발)과 2차 역세권(반경 1㎞ 이내, 중저밀 개발), 3차 역세권(반경 3㎞ 이내, 중저밀 개발)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익산역은 관광산업 기능이 향상될 전망으로 새만금과의 효율적 연계 체계 확보가 선결 과제로 제시된다. 호남의 교통 관문으로 다양한 중소상권 중심 특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전문금융기관 등 관련 지원 기관의 입주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정읍역의 경우 슬로시티 3개 시범 지구인 영원면, 내장상동, 산내면의 중심에 있는 점을 고려해 이와 연계한 특성화 개발이 필요하다. 빠른 KTX와 느린 슬로시티를 연계해 슬로시티 산업 특화단지 조성, 슬로시티 교육문화시설 등을 추진하는 방법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