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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아이스크림

갑자기 무더워졌다. 사무실마다 에어컨이 가동되고 아이스크림류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사상 체질론에 의하면 빙과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더위엔 역시 청량음료와 빙과다.

 

기원전 4세기경 알렉산더 대왕이 눈이나 얼음을 저장하는 동굴을 만들어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차가운 음료수를 만들어 먹게 한 것이 빙과류의 시초라는 기록이 있다. 한편, 로마의 영웅 줄리어스 시저는 우습게도 발빠른 젊은이를 보내 고산에서 눈을 가져오게 해 빙과를 만들어 즐겼다고 한다. 폭군 네로는 알프스에서 만년설을 운반해와 장미나 무궁화의 향료를 넣은 물에 꿀, 과즙, 수액 등을 섞어 마셨다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더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4천여년전 상류층들이 향신료에 우유를 넣고 오래 끓인 후 눈을 이용해 얼린 부드러운 풀상태의 밀크아이스를 기호식품으로 애용했다. 서양보다는 훨씬 높은 기술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육이 들어있는 쥬스를 눈과 섞거나 밀크아이스와 섞은 후르츠아이스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선 석빙고를 사용하여 얼음이나 눈을 보관하였다가 왕과 귀족들이 애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높으신 분들만 즐기던 빙과류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일반인들의 기호식품으로 등장한 것은 자콥 퍼셀이란 미국인이 1850년 아이스크림 공장을 설립한 이후부터다. 우리나라에선 삼강산업이 30년전 빙과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최근 이른바 족벌체제로 경영되던 재벌 기업이 아이스크림처럼 시원스럽게 녹아 내리고 있다. 새천년에 접어들었는데 영원한 기업 황제나 세습을 꿈꿔서는 곤란하다. 신속하게 처리돼 아이스크림처럼 국민들을 시원하게 해 줬으면 한다. 날씨가 무더워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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