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호식(好衣好食)
士志於道而恥惡衣惡食者는, 未足與議也니라.
사지어도이치악의익식자는, 미족여의야니라.
선비가 도를 구하는 데에 뜻을 두고서도 나쁜 옷 입고 나쁜 밥 먹는 것을 부끄러이 여긴다면 그와 더불어 도를 의논할 수 없을 것이다.
《논어》〈이인(里仁)〉편에 나오는 말이다.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굳이 다른 생각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 호의호식하며 부족한 게 없으면 다시 무슨 '도(道)'를 이야기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금보다 편한 세상이 어디에 있다고 다시 더 좋은 세상을 꿈꾸며 '도'를 찾겠는가? 그래서 부자는 도를 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까닭에 서양에도 "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바늘구멍에 밧줄을 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은 잘못된 번역이다.) '도'를 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도'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 이렇게 도를 찾아 나선 사람이 일신의 안일을 생각하여 나쁜 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면 그런 사람은 애당초 도를 추구할 자격과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다시 무엇을 논하겠는가? 그런데 요즈음에는 호의호식하는 것 자체를 아예 '도'로 생각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남이야 어찌되든 제 입에 좋은 음식 집어넣고 제 몸에 좋은 옷을 걸치고서 흥겹게 노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여기고서 그런 삶을 동경하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하루 빨리 우리 사회에 바른 가치관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恥:부끄러울 치 惡;나쁠 악 未:못할 미 與;더불 여 議:의논할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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