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두세''두세두세'.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전라도에서 흔히 쓴는 사투리다. 전라도를 벗어나면 그 뜻 조차 헤아리기 어려울 이 단어가 소리축제의 재신임을 묻는 현장에서 빈번히 등장했다.
12일 오후 7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마당의 수요포럼. 주제는 '소리축제 재신임을 묻는다'. 소리축제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사항들은 쉽게 도출되지 못했다.
'우세(憂世)''우세(優勢)''우세스럽다''두서 없다''두수없다' 등 여러 단어가 오묘하게 섞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단어들은 소리축제의 지난 여정과 포럼 현장을 대신하는 것처럼 들려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신임 여부를 묻는 질문과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 토론은 두서가 없었고, 일부 참석자들에게는 소리축제의 가능성과 이후 방향에 대한 이런저런 '두수'들이 있어 보였지만 의견은 허공을 맴돌았다.
결국 토론장에서 두수없이 지명된 재신임의 대상은 '파견 공무원'이었다.
'너무 많은 재정이 투자되기 때문에 (도의회의 감사를 걱정하는) 전북도는 공무원을 파견해야 했다.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려는 파견공무원들은 복잡한 서류결제 체계와 공무원적 사고방식으로 일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소리축제 스탭들의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 이 체제는 소리축제의 소통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것. 이 의견에 일견 변명의 여지는 없어 보이지만 과연 첫 번째 재신임의 대상이 꼭 이들이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포럼현장에는 올해 소리축제를 이끈, (다른 이의 우세스러움을 탓할 사정이 아닌)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 전당 중회의실에서는 소리축제조직위가 마련한 '소리축제 공청회'가 열린다. 불과 4일후의 행사지만 조직위는 별다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물론 홍보를 하든 안하든 참석자는 많을 것이 틀림없다. 이날 공청회가 민간이 주도한 포럼에도 못미치는, 실속없는 이벤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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